중국에서만 1500만 부가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 세계 15개국에 번역된 스테디셀러! 『중국책: 12가지 테마로 읽는 5000년 문명 중국』 편집 회의에서 위의 카피와 같이 호기롭게 뽑은 문구는 바로 ‘당신은 중국을 모른다!’였다. 중국 하면 만리장성, 중화요리, 쿵푸팬더……가 떠올라 잘 아는 것 같아도, 고정 관념과 편견으로 보지 못하는 중국의 전모를 이 책이 알려 주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책을 편집하면서 드는 생각이란 실로 내가 중국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책을 구성하는 12개 핵심 테마 가운데 첫 번째 ‘대륙’에서는 중국의 광활한 대륙에 깃든 신화를 소개하는데, 중국의 신화라니 시작부터 낯설었다. 알고 보니 아득히 옛날 반고(盤古)가 혼돈을 깨뜨리며 하늘과 땅이 열렸다는 ‘천지개벽’이 곧 중국의 창세 신화였다. 이어서 테마 ‘문명’에서는 염제와 황제 대 치우 간의 탁록 전쟁이 나온다. 나는 한참 읽다가 전쟁 한복판에 풍백(風伯), 한발(旱魃), 우사(雨師) 등 기상 현상을 주관하는 신이 등장하는 대목에서야 이것이 ‘역사’가 아니라 ‘전설’ 속의 전쟁이라는 걸 의식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학교에서 배운 국사 교과서에서도 단군 할아버지의 아버지 환웅이 풍백, 운사, 우사를 거느리지 않았던가? 『중국책』이 전설상의 인물 염제, 황제, 치우를 “선조”라고 언급하는 것은 자국민에 대한 역사 교육의 일환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인터넷에서 『중국책』 서평을 찾아보면 중국인들도 이 책을 읽기 전엔 중국을 몰랐던 듯 “12년 동안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중국을 알게 되었다.”라거나 “이 책을 읽고 비로소 시야가 트였다.”라는 평이 많다. 중국이라는 방대한 주제를 ‘5000년 문명’이라는 관점으로 꿰뚫는 만큼 이 책을 읽고 중국 독자는 자국에 대한 상이 분명해지며 자부심이 키워졌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한국인은 『중국책』을 어떻게 읽을까? 이 책을 만들면서 구절마다 한국과 중국을 비교해야 했던 나로서는 본문에도 인용된 손자의 유명한 말 “지피지기(知彼知己)”처럼 ‘남을 알고 나를 아는’ 계기로 삼으면 좋겠다. 중국이라는 남이 과연 나와 얼마나 비슷하고, 어떤 점에서 다른지 아는 과정에서 남에 대한 생각만이 아니라 나에 대한 생각까지 흔들릴 것이다.

민음사 편집부 신새벽

쑤수양 | 옮김 심규호
출간일 2015년 11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