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서울에서 태어나 청주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현재 요가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오랜 시간, 소설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것만이, 나를 옭아매거나 따돌리는 비루한 현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던 까닭이다. 한데 어째서였을까. 소설의 자장 안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소설은 현실보다 더 잔혹하게 나를 괴롭히기만 했다. 어떤 날은 소설 덕분에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가도, 어떤 날은 소설 때문에 죽고만 싶었다.
그만 주저앉거나 돌아서고 싶을 적마다 나에게 힘을 주는 건 오로지 이기적인 욕망과 아집뿐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욕망의 덩어리는 점점 커져 갔고, 종내는 그마저도 나를 괴롭게 만들었다.
결국 내 욕망의 무게마저도 견딜 수 없게 되었을 때, 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무엇도 바라볼 수 없었다. 하나 그 캄캄한 삶의 이면 속에서 내가 발견한 것은 소설도 문학도, 무엇도 아니었다. 그건 바로 나였다. 나를 괴롭히고 구속하는 것, 동시에 나를 해방하고 구원하는 모든 것이 오직 나 자신뿐이라는 것을 삶은 담담히 가르쳐 주었다.
그것을 알게 된 내가, ‘소설가로서의 삶’이 아닌 ‘나 자신으로서의 삶’을 꿈꾸게 되었을 때, 소설은 비로소 환하게 웃으며 내 손을 잡아 주었다.

소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어리고 미욱한 내가 소설을 쓰게 되기까지는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스물두 살에 처음 만나 젓가락을 제대로 쥐는 법부터 가르쳐 주셨던 윤후명 선생님, 내 소설을 온전히 다 믿고 응원해 주셨던 권희돈 선생님께 각별히 감사드린다. 더불어 부족한 나에게 커다란 기회를 주신 민음사와 세 분의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반드시 더 좋은 소설로 보답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오랜 인고의 세월을 보내며 애를 태워 오셨을 어머니께, 이 상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