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웅선│편지들의 이스파한 외 6편

1984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러니까, 꼭 고해성사실 앞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 같습니다.

그러니까 썼던 문장을 지우고 다시 쓰는 동안 나는 미사에 나가지 않은 게 몇 주째인지 헤아리는 사람 같습니다. 처음으로 내가 쓴 글을 들고 학회 모임에 가기 전 서관 앞에서 망설일 때 그랬고, 좋아하던 여자애에게 국제전화를 걸기 위해 공중전화기에 전화 카드를 넣었다 뺐다 반복했을 때 그랬습니다. 폭설 때문에 마감일까지 원고가 도착하기 힘들다는 우체국 직원의 말을 들었을 때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다시는 주일 미사에 빠지지 않겠다고 말해야 하는 사람 같습니다. 열심히 쓰겠다고 좋은 작품만 보여 드리겠다고 말씀드려야 하는데, 그 말을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선자로 결정해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과 《세계의 문학》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제자를 아껴 주신 최동호 선생님 감사합니다. 화요팀과 금요반 선생님들, 문우들, 대학원 선후배님들 모두 고맙습니다. 문창반 선배들, 독문반 패거리들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가족들에겐 감사하다는 말 대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쓰고 싶은 마음이 재능이라는 한 선배의 말을 기억합니다. 제가 가진 재능을 아끼면서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