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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커피, 맛있는 식사, 성공적인 쇼핑……은 행복과 전혀 무관하다! 침울한 일상을 만족의 목록으로 채우기를 그만두고 새로운 삶에 수반되는 진정한 행복을 찾아라! 이렇게 큰소리로 ‘혁신적 행복론’을 설파하는 화제의 신간 『행복의 형이상학』의 저자 알랭 바디우, 그는 누구인가? 네 장의 이미지를 통해 알아보는 진리의 철학자 알랭 바디우 ☞☞☞

 

STEP 1. 알랭 바디우는 슬라보예 지젝의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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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바디우x슬라보예 지젝

 

“위험한 철학자”에서 “광대”에 이르기까지 숱한 별칭으로 불려 온 지젝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바디우가 필요하다.” 전 지구적 자본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공산주의라는 이념을 공유하는 바디우와 지젝은 오늘날 해방 정치를 말할 때 가장 목소리가 큰 철학자들이다. 두 사람은 서로의 책에 추천사를 써 주고 토론 자리에서 자주 만나는 가운데, 사유 속에서 자신과 상대방이 결정적으로 갈라지는 지점을 드러내는 데 결코 주저하지 않는다. 최근 2016년 미국 대선 직전에 “트럼프보다 힐러리가 위험하다.”라고 선언한 지젝, 파리 테러에 대해 “테러의 원인은 이슬람이 아니라 프랑스다.”라고 진단한 바디우는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서 사람들에게 다시 생각하기를 요구한다.

 

STEP 2. 알랭 바디우는 활동가다

한겨레

알랭 바디우x고은

 

사진은 지난 2013년 가을 시청 앞에서 고은 시인과 알랭 바디우의 모습. 당시 ‘멈춰라, 생각하라’라는 제목의 국제 콘퍼런스를 위해 방한한 바디우는 쌍용차 해고자들과 연대하는 뜻에서 시위에 참여했다. 저녁 6시에 시작된 ‘시로 점령하라’ 시위에서 바디우를 비롯한 콘퍼런스 발표자들과 고은·진은영·심보선·송경동 작가들 그리고 시민들은 침묵 속에서 15분 동안 각자 시집을 읽고, 눈이 마주치는 사람과 시집을 교환한 다음 헤어졌다고 한다. 이날 시위에 앞서 경기도에 있는 노동자 주거지, 전태일 열사가 묻힌 마석 모란공원을 방문했던 바디우는 “(현장에서) 나 스스로 보고 느끼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STEP 3. 알랭 바디우는 플라톤주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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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rep_platon_crdl1400x975알랭 바디우x플라톤

 

2015년 자신이 직접 각색한 희곡 「플라톤의 국가」 공연장에서 발언하고 있는 바디우. 바디우가 철학자일 뿐 아니라 베케트를 위시한 프랑스 문예에 대한 섬세한 비평가이자 여러 편의 소설과 희곡을 쓴 작가라는 점은 그의 프로필에 빠지지 않는 정보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그 옛날 소크라테스가 변론을 펼쳤던 아테네의 광장을 연상시키는 사진 속 정경에 어울리게도 바디우가 ‘플라톤’을 택했다는 점이다.

철학사의 계보에서 바디우는 플라톤주의의 수호자로 평가된다. 플라톤은 영원불변하는 ‘진리’가 있다고 믿었다. 우리가 쉽게 이해하지 못할지라도 세계에 진리는 존재하며, 인간은 어두운 동굴에서 벗어나 주저 없이 진리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플라톤의 철학에서 서양 철학의 관념론이라는 큰 흐름이 비롯했다. 그리고 플라톤 사상이 수없이 거세게 비판받는 지금도 바디우는 철학의 목표가 언어의 분석이나 의미와 이념의 해체가 아닌 바로 진리 탐구라는 주장을 전면적으로 옹호하며 플라톤주의자로 선다. 이러한 철학적 입장은 앞에서 보았듯 급진적인 사상가이자 활동가로서의 면모와 물론 통한다. 그리하여 바디우는 『행복의 형이상학』에서 한 점의 회의나 비아냥 없이 우리는 모두 “참된 삶”을 추구해야 한다고 단언할 수 있었던 것이다.

민음사 편집부 신새벽


부록) 알랭 바디우x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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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만한 소식통에 따르면 바디우는 또한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 속 흰 고양이의 이름은 ‘루아양(Royan)’으로, 바디우가 콩고에서 입양한 아들에게 발견되었다. 이 예쁜 고양이는 바디우의 표현에 따르면 “약간 미쳐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채 집 안 아무 곳으로나 날아다녔다. 그리고 어느 날 아침, 6층 집의 창문 밖으로 뛰쳐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