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세계사_표1


『물의 세계사』는 인류 문명이 발전해 온 역사를 물의 관점에서 추적한다. 이 책에 따르면 물과 문명의 번영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물을 다스리는 문명은 부와 권력을 거머쥐고 그렇지 못한 문명은 쇠퇴한다. 역사상 이와 같은 사례는 수없이 많았다. 나일 강 수위는 이집트 문명의 번영기와 침체기를 정확히 말해 주었으며, 로마제국이 번영하고 인구가 증가하는 시기는 수로 건설과 물 공급이 증가한 시기와 일치했다. 16세기에 콘스탄티노플에서 이슬람 세력이 강력하게 부흥했던 것은 1453년 오스만 튀르크가 이곳을 정복한 이후 수로 확충과 수력 관련 혁신에 박차를 가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물의 도시’ 베네치아가 일정한 크기 이상으로 성장할 수 없었던 것도 부분적으로는 만성적인 물 부족 때문이었다.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유엔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물 부족과 수질오염을 방지하고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하여 제정, 선포한 날이다. 국제인구행동단체(PAI)에서는 세계 각국의 연간 1인당 가용한 수자원량을 산정하고, 이에 따라 세계 국가를 ‘물기근(water-scarcity), 물부족(water-stressed), 물풍요(relative sufficiency)’ 국가로 분류 발표하고 있다고 한다. 그중 한국은 1990년부터 ‘물부족 국가’로 분류되었으며, 2025년에는 ‘물 기근 국가’로 분류될 전망이다. 물은 더 이상 무한한 자원이 아니라 미래의 인류를 위해 소중히 보살펴야 할 공동자산임을 인식해야 할 듯하다.

민음사 편집부 김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