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PD의 미식 기행, 여수』 여수를 대표하는 맛을 소개합니다

『세 PD의 미식 기행, 여수』는 아름다운 도시 여수 곳곳에 숨어 있는 미식(美食)을 찾아 나선 세 PD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꼼꼼한 취재력과 깐깐한 미각을 갖춘 세 PD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여수 음식과 그에 얽힌 재미있는 사연들을 솔직하게 풀어 놓아 호기심을 자극한다.
풍부한 해산물을 활용해 활달하고 강단 있는 여수 사람들이 만들어 낸 음식들은 전반적으로 풍성하고 호탕한 느낌을 준다. 푸짐하게 차려 내는 서대 회나 돌게장 백반, 삼치 선어 회 등 여수의 대표 음식들만 봐도 알 수 있다. 여수의 자랑 중 하나인 막걸리를 발효해 만든 막걸리 식초를 요리에 활용하여 새로운 맛을 창조해 냈다는 점도 흥미롭다. 서대 회의 새콤달콤한 맛을 배가해 주고, 해삼 물회에 깊은 맛을 더해 주는 것이 막걸리 식초의 힘이다. 그래서인지 여수로 시집 온 여자들은 시어머니에게 막걸리 식초 만드는 법부터 배웠다고 한다. 또한 쌉싸래하지만 부드러운 돌산도 갓으로 담근 갓김치, 해풍을 맞고 자라 향이 진한 하화도 부추, 할머니의 손맛으로 고집스레 지켜 온 백야도 손두부 등도 여수에 가면 꼭 챙겨야 하는 일품 음식들이다. 여수의 맛을 백분 즐기려면 1년 365일도 모자라지만, 여기서는 책에 나와 있는 음식 가운데 대표 선수 셋을 소개한다.

● 갯장어 샤브샤브

갯장어샤브샤브

갯장어 샤브샤브(하모 유비키) ⓒ손현철, 민음사

갯장어 샤브샤브는 여수의 랜드마크 같은 음식이다. 한여름 주말에 여수 사람들은 국동항에서 500미터도 채 안 되는 대경도로 배를 타고 간다. 바로 이 갯장어 샤브샤브를 맛보기 위해서다. 손질한 갯장어 살을 매우 잘게 썰어 장어 육수에 살짝 데쳐 먹는 음식으로, 입안에서 녹는 식감이 가히 으뜸이다. “갯장어는 혀와 이에 적당한 마찰감, 저항감을 주면서 녹는다. 잘 익은 고구마 살의 굵은 섬유질 서너 줄이 혀에 걸릴 듯 말 듯 자극을 주듯이.” 갯장어 요리는 매년 5월 초에 개시해서 11월 말까지 나온다. 대경도에 있는 미림횟집과 경도회관이 저자의 추천 맛집이다.

● 장어탕

상아식당장어탕

상아식당 장어탕 ⓒ서용하, 민음사

당초 민물장어가 최고라고 생각했던 저자 서용하는 여수에서 장어탕과 장어구이를 맛보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고백한다. 여수의 장어탕과 장어구이는 붕장어로 만드는데, 붕장어는 특히 여름철에 맛이 좋다. 국동항에 가면 장어탕 횟집 거리가 있는데 상아식당과 자매식당이 가장 유명하고, 우거지 통장어탕과 장어구이(소금구이, 양념구이)가 대표 메뉴이다. 마늘과 함께 노릇하게 구워져 나오는 소금구이는 간장에 살짝 찍어 마늘과 쌈장을 곁들여 쌈 싸서 먹으면 맛있다. 양념구이는 채소에 싸지 말고 그대로 먹어야 양념의 달달하고 매콤한 맛을 고스란히 즐길 수 있다. 하이라이트는 장어탕인데, 청양고추를 조금 넣어 먹으면 칼칼한 감칠맛을 더할 수 있다.

● 서대 회

구백식당서대회 (1)

구백식당 서대 회 ⓒ홍경수, 민음사

서대 회는 여수 10미 중 첫 번째로 꼽히는 음식이다. 서대를 가늘게 썰어 막걸리 식초와 고추장 양념에 무친 음식으로, 비린내가 적고 담백한 맛이 빼어나다. 부드럽고 풍부한 맛의 막걸리 식초로 서대 회를 무치면 새콤달콤한 맛이 더해지고 더운 날씨에도 쉽게 상하지 않는단다. 저자 홍경수는 처음에 서대 회 맛집으로 유명한 식당을 찾았다가 신맛이 지나치게 강하고 서대 자체의 양이 너무 적어서 실망했던 경험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이런 아쉬움을 날려 준 서대 회 맛집으로 여수 연안 여객 터미널 앞 구백식당을 소개한다. 서대 회 특유의 씹는 맛과 고소함이 살아 있고, 양도 푸짐해서 마음에 들었다고 평한다.

편집부 남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