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 새해 새 편지

 

 

2024년 갑진년 용띠해
새해 첫 레터, 새로운 디자인으로 인사드려요. 알록달록 우표를 표현한 디자인 어떠신가요? 2024년부터 보내 드릴 한편의 편지에서는 잡지와 책의 기획 이야기를 전허려고 해요. 또 한편 편집부가 읽고 보고 듣고 찍은 것을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2024년의 첫 근무일에 편지를 쓰고 있어요. 바뀐 숫자와 새로운 공유 문서들에 적응하는 사이 오전이 훌쩍 지나갔네요. 저는 지금 《한편》 13호 ‘집’의 필자들이 보내 온 수정고들을 읽는 중이랍니다. 또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주민들의 집 이야기를 담은 한 편을 기다리면서 『원자력의 사회사』, 『재난에 맞서는 과학』 같은 책들을 들춰 보고 있어요. 조만간 이 레터로 ‘집’의 표지와 목차를 공유해 드릴 생각을 하니 떨리네요!
기획 편지에서 공유하고 싶은 작은 즐거움이 있다면 우연한 독서로 편집의 실마리를 얻은 것이랍니다! 지난해 마지막으로 (끝까지) 읽은 책은 독일의 작가이자 비평가인 W. G. 제발트의 『공중전과 문학』인데요. 제발트는 이 책에서 2차 세계대전 막바지 독일을 향한 무차별 공중 폭격의 기록이 부재한 상황, 폐허가 된 독일의 도시를 그리는 문학작품이 없는 침묵의 상황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 독특한 침묵, 마치 파국을 기다리는 것 같은 독일인들의 태도가 “오늘날까지 마르지 않는 심리적 에너지”로 흐르고 있다고 말해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벌어지는 지금과도 겹쳐 읽게 되는 글이었어요.
저는 1980년대 광주와 전남을 묘사하는 이미지들을 비평하는 에세이를 편집 중인데요. 황폐화된 도시에서 어떤 이야기가 없었고 어떤 이야기는 유독 많았는지를 분석하는 이 에세이의 참고 도서로 삼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러분들의 지난해 마지막 책, 영화, 음악이 무엇일지 궁금해요. 저는 12월 30일 다와다 요코 ‘Hiruko 삼부작’의 두 번째 『별에 아른거리는』을 들고 본가로 향하는 기차에 올랐어요. 시리즈의 첫 번째 소설인 『지구에 아로새겨진』에서 ‘Hiruko’는 일본이 사라진 세상에서 일본어를 사용하는 이를 찾아 떠납니다. 여러 언어를 쓰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신만의 언어를 개발하기도 하고요. 국가 없는 세계에서 제한되고 뒤섞이고 변화하는 언어들에 대한 상상력을 펼쳐가는 『지구에 아로새겨진』의 다음 이야기를 떨리는 마음으로 마주했는데요. 정작 기차 안에서는 등장인물들을 다시 만난 반가움에 기뻐하다 까무룩 잠이 든 것 같아요…….
2023년 마지막 주였던 지난주는 휴가를 내고 집에서 뜨개질을 하며 드라마를 정주행했습니다. 동명의 웹툰 원작이 있는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보는데, 직장과 아이 돌보기 사이에서 무리를 하다가 일시적으로 기억 장애가 일어난 워킹맘의 에피소드를 보며 눈물이 조금 났어요.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 시작한 초보 엄마로서 무섭기도 했어요. 아니…… 다들 이렇게 사는 걸까요?
작년 한 해 뜨거운 가슴으로 읽은 책 『가부장 자본주의』『커리어 그리고 가정』을 보면서 ‘느낌이 아니고 사실이었구나!’ 깨닫기도 했는데요. 일, 가족, 삶의 질에 대한 고민이 있는 여성 그리고 남성 모두에게 추천하는 책이에요.
지난해의 마지막 행사는 12월 30일 눈 내리는 토요일에 있었던 트위터 고스톱(@goth_top) 님의 ‘호르몬 투약 1주년 기념 행사’였어요. 곧 출간될 한편 ‘집’ 호에 필진으로 모신 분이기도 한데요.(전격 공개) 이 행사는 ‘킬타임트래시 ~한해동안 힘들었다~ 연말눕기모임’ 중에 있었고, 킬타임트래시란 “무쓸모하고 무의미한 시간 낭비와 공간 점유를 긍정하며, 퀴어 예술가들과 연구자들이 난잡하게 교류할 수 있는 소란스러운 이벤트”래요. 특히 이번 ~한해동안 힘들었다~ 행사는 별다른 준비 내용이 없고 이불과 만화책, 귤을 마련할 테니 몸만 오라고 하여서 신기했습니다.
고스톱 님의 「호르몬 일지」는 그렇게 모두가 누워 있거나 퍼질러 앉아 있는 가운데 낭독되었는데…… 저는 30분 늦게 도착해 느슨한 환영을 받으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이불을 깔고 있어서 문간에 앉아 들었거든요. 1년 동안의 일기를 사람들 앞에서 낭독하는 ‘주인공’을 바라봤고…… 그의 호르몬 투약 1주년을 기념하는 말을 각자 동시에 던지면서…… 혼자만의 방도 아니고 셰어하우스도 아닌 알 수 없는 장소에 들어 있는 느낌이었어요. 이 느낌을 ‘일기를 어떻게 출판할 것인가’라는 새해의 탐구로 규명하고 싶네요.
안녕하세요!! =D 2020년도에 지금 회사에 입사해서 《한편》 1호부터 함께하고 있는 구독자 입니다! 첫 호 ‘세대’를 받아본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 지났다니 감회가 새롭네요. 저는 매주 수요일 아침마다 한편 편지를 읽는 것이 일상이 되었어요. 책을 좋아하다 보니 책을 만드는 일, 책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해 정말 궁금했는데, 이번 레터를 통해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 앞으로도 재미있는 이야기, 많이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응원하고 있을게요.!! 《한편》 뉴스레터 200호 정말 축하드려요!!
벌써 200통의 편지를 보내 주셨다니, 한편 분들께서 독자분들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 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편지를 쓴다는 것은 마음을 다하는 일이고, 그렇기에 늘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올해 후반기에 우연히 한편 레터를 알게 되어 구독한 한 사람으로서 앞으로 읽지 못했던 그 만큼의 시간을 한편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한편을 처음 읽었을 때는 제게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평소 자주 읽는 주제의 글이 아니었거든요. 이런 걸 소위 독서 편식이라고 한다고 하죠. 한편의 편지를 꾸준히 읽으면서 새로운 텍스트들에도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어요. 제 자신도 확장이 된 것 같아요. 편지는 소통이고, 소통은 누군가의 삶을 확장시킨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낯설고 새로운 세상을 만나면서 몰랐던 제 자신을 알게 해주고,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갖게 해주는 한편의 레터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모두 이 겨울 평안하고 마음은 따뜻하게 보내시길 바라요
매주 부지런히 정성스레 보내주시는 레터. 고맙습니다. 지치지 않고 오래 오래 한편 해 주세요! 13호 집도 어떤 내용일지 너무 궁금한 주제네요. 연말 연시 잘 보내세요 해피 뉴 이어!
따숩고 따숩다.
《한편》 팀 고생하는거 다 알고있지만 좋은 글들을 위해 조금만 더 고생해주세요….! 덕분에 2024년은 과연 어떤 글들로 견해를 넓힐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글을 다루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따뜻함이 장착된 것 같아요!!! 항상 감사하게 매주 편지를 받으면서 채워지는 기분으로 살아가고있습니다 항상 감사해요…!
한편을 출간하기 위해 여러모로 애쓰신다는 것을 보고 마음이 찡했습니다ㅠ 저는 한편을 중독으로 처음 읽게 되었는데요! 다 읽고 너무 좋아서 바로 정기구독을 신청했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도 한편을 적극 강력 추천하고 있어요. 정말 잘 읽고 있습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행복만 가득하시길!
뿅!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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