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 재판정이 없어요
(1862년 6월 7일)
벗에게,
선생님의 편지가 저를 취하게 하지는 않았어요. 저는 예전에 럼을 맛본 적이 있거든요 — 그래도 저는 선생님의 의견만큼 심오한 기쁨을 느껴 본 적이 거의 없답니다. 제가 감사하다고 말하려 하면, 제 눈물이 제 혀를 방해할 것 같아요 —
제 가정교사는 돌아가시면서 제가 시인이 될 때까지 살아있고 싶다고 말씀하셨답니다. 하지만 그때 — 죽음은 제가 통달하기에는 너무 거대한 혼돈이었어요 —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 과수원에 갑작스레 쏟아지는 빛이나 바람의 새로운 질감이 제 관심을 흩뜨려 놓기 시작했어요 — 여기서, 저는 경련이 일어나는 걸 느꼈어요 — 시가 그것을 완화해 주죠 —
선생님의 두 번째 편지는 저를 놀라게 했어요. 그리고 잠깐 동안은, 짜릿했어요 —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죠. 선생님의 첫 번째 편지가 — 수치심을 준 건 아니었어요, 진실은 —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 선생님의 공정함에 감사를 드렸어요 — 하지만 제 방랑을 진정시켜 줄 종소리를 울려 주지는 못했어요 — 아마도 연고가 더 나았을 것 같아요. 선생님께서 저를 피 흘리게 만드셨으니까요, 처음에는.
저에게 “출판”을 미룰 것을 제안하셨을 때 저는 미소 지었어요 — 그건 원래 제 머릿속에서 낯선 단어였으니까요, 지느러미에게 창공이라는 단어가 그러하듯 —
만약 명성이 제 것이 된다면, 저는 그것에서 도망치지 못하겠죠 — 만약 명성이 제 것이 되지 못한다면, 저는 그것을 좇으며 긴 세월을 견뎌 내야 하겠죠 — 그리고 그동안 — 제 강아지는 저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리겠죠 — 맨발의 계급이 더 나아요 —
제 걸음걸이가 “발작적”이라고 생각하시죠 — 저는 위험에 처해 있어요 — 선생님 —
제가 “통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시죠 — 제게는 재판정이 없어요.
선생님께서 제게 필요하다고 하신 그 “친구”가 되어 주실 시간이 선생님께는 있나요? 저는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아요 — 선생님의 책상을 가득 채우는 일은 없을 거예요 — 통로를 망가뜨리는 생쥐들처럼 시끄럽게 하지도 않을 거예요 —
제 작업물을 선생님께 가져다드린다면 — 선생님을 성가시게 할 정도로 자주는 아닐 거예요 — 그리고 제가 분명하게 표현했는지 여쭤볼 수 있다면 — 그것이 통제해 주겠지요, 저를 —
선원은 북쪽을 볼 수 없어요 — 하지만 그는 나침반이 볼 수 있다는 걸 알죠 —
“어둠 속에서 당신이 내게 뻗은 손”에, 저는 제 손을 밀어넣고, 돌아섭니다 — 지금 제게는 민족이 없어요 —
마치 내가 흔한 도움을 요구했다는 듯,
내 머뭇거리는 손에
어느 낯선 이가 왕국을 밀어 넣었네,
그리고 나는, 어리둥절해서, 서 있었지 —
마치 내가 동양(東洋)을 요구했다는 듯
아침이 그것을 나에게 가져다주었네 —
그것은 그 보라색의 암맥을 들어 올려,
새벽으로 나를 산산이 부숴 버리겠지!
그럼에도, 히긴슨 씨, 제 지도자가 되어 주시겠어요?
당신의 벗
E. 디킨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