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페미니스트 작가 애트우드가 한국 독자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시녀 이야기』를 통해서였다. 「핸드메이드 테일」로 영화화되기도 했던 종말 시리즈 1편 『시녀 이야기』에 등장하는 생식 도구로서의 여성은 통제되지 않은 생명공학 기술의 위험성을 그린다. 무자비한 과학 문명의 희생자가 된 미래 여성들의 모습이 환기하는 공포감은 페미니즘 SF라는 애트우드만의 장르가 되었다.
조어. 『시녀 이야기』 이후 그녀는 인간 창조에 대한 욕망이 가져오는 파국에 대한 소설 『인간 종말 리포트』를 발표한다. 건강현인단지, 닭고기옹이, 환희이상 알약, 되젊음 조합……. 시인 출신 소설가답게 그녀의 작품에는 새롭고 낯설지만 현재와 미래를 정확하게 보여 주는 단어들이 등장한다. 페미니즘 SF의 상징인 애트우드 소설이  ‘과학소설’로도 분류되는 이유 역시 창의적이면서도 현실감 있는 조어들에 있다.
감성. 종말 시리즈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홍수』는 애트우드의 색깔과 주제 의식을 유지하면서도 감성이 사라진 세계의 쓸쓸함과 외로움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인간성이라고 할 만한 것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세상에서 인류 최후의 생존자가 된 두 여자 토비와 렌. 그리고 그들이 끝까지 지키고 싶어 하는 단 하나의 감성. 그들의 여정과 함께하며 잃어버린 줄도 몰랐던 우리의 감성도 회복될 것이다.

                                                

                

민음사 편집부 박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