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키친』 “오늘 우리 뭐 먹을까?” 바나나의 ‘키친’ 에세이

 

‘오늘 우리 뭐 먹을까?’
함께할 누군가와 둘러앉을 식탁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던질 수 있는 가장 평범하고 행복한 질문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부엌이다.”라는 인상적인 첫 문장으로 기억되는 세계적 베스트셀러 『키친』의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가 쓴  ‘매일매일 먹고 사는 이야기’ 『바나나 키친』은 책장을 편 순간부터 우리에게 하루하루 누군가와 맛있는 것을 나누며 살아간다는 것의 기쁨을, 그리고 먹는다는 것을 통해 문득 깨닫곤 하는 삶의 빛나는 순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자칭 “우주에서 제일가는 먹보”인 요시모토 바나나는 아무튼 먹는 것을 엄청 좋아한다. 이 책에서 그녀가 그리는 매일의 식사 준비, 특별한 날의 먹거리, 여행지에서 만난 새로운 맛, 그 모든 식탁의 풍경을 그린 문장에서는 먹는 것에 대한 순수한 애정이 있는 그대로 느껴진다.
한국에 사는 친구에게 선물 받은 김치를 넣고 중국식 장국에 백김치와 홍당무를 더한 뒤 한국 김으로 맛을 낸 고소한 김치찌개, 벚꽃새우와 닭 가슴살로 낸 국물에 레몬그라스와 태국 생강, 라임 이파리를 넣어 끓인 매콤한 똠까가이, 문어와 마늘을 넣고 살짝 간장을 넣어 지은 문어밥, 향신료에 듬뿍 재워 오븐에 잘 구운 탄두리 치킨, 소홍주와 남플라에 마늘을 넣어 볶은 봉골레 파스타, 참깨와 돼지고기의 궁합이 환상적인 포크 진저 플레이트와 가게 주인의 철학이 감탄스러운 스시 가게, 낡은 중화요리점에서 만난 기적의 짬뽕, 하와이 섬 힐로에서 눈부신 햇살 속에 먹은 열대 과일, 그리스 미노코스 섬에 체류하며 실컷 먹었던 신선하고 향기로운 생선 요리까지.
이 모든 맛있는 것을 만나게 해 준 인생에 대한 감사와 맛있는 순간을 함께한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담긴 귀여운 에세이. 책장을 덮으며, 오늘의 식탁을 함께할 사람들에게 두근거림을 안고 말을 걸어 보자. ‘오늘 우리 뭐 먹을까?’

주의 : 이 책은 요시모토 바나나의 아들이 두 살 반에서 여섯 살이 될 때까지 주부 일기처럼 써 내려간, 언제 읽어도 좋을 짧은 단상을 모은 에피소드집이다. 아무 때나 어느 곳이나 펼쳐도 재미있지만, 단, 배고플 때 읽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길.

 

민음사 편집부 양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