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의 인생 여행』 유쾌한 괴짜의 기발한 인생 실험 프로젝트

 

대니 월러스는 영국에서 작가, 코미디언, 프로그램 진행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대중문화 스타로, 늘 재기발랄하고 기상천외한 일을 감행하기로 유명한 인물이다. 가령, BBC2의 다큐멘터리 코미디 「내 국가를 세우는 방법」에서 그는 국가를 세우는 방법을 직접 알아보고, 국민을 모집하고, 자신의 작은 아파트를 독립국가 ‘러블리’로 선언하는 등 여러 기행을 벌여 대중을 즐겁게 해 주었다. 뭔가 궁금증이 일면 직접 시행에 옮기고 경험을 해 보고야 마는 그는 늘 고정관념을 타파하며 인생의 행복을 찾아가는, 일종의 ‘인생 실험’을 줄기차게 시도해 왔다. 그의 대표작 『예스 맨』은 6개월간 그 누가 무엇을 요구해도 무조건 ‘예스’만 하고 산 경험을 옮긴 책으로, 짐 캐리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어 더욱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서른 살의 인생 여행』에서 대니 월러스는 『예스 맨』에서 ‘예스’를 외친 끝에 만난 아가씨 리지와 결혼을 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던 중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는다.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세월의 첫 번째 위협, 바로 ‘서른 살’이다. 서른 살 생일을 앞둔 어느 날 그는 자신이 어른이 되어 가고 있으며, 더구나 평범한 중년 남자가 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에 아연실색해 버린다. 때마침 그는 어릴 적 물건을 모아 둔 상자 속에서 낡은 주소록을 발견하는데, 옛 친구들 역시 서른 살을 앞두고 있다는 데 생각이 미친다. ‘그들도 나처럼 어른이 되는 것이 불안할까?’ 하는 물음을 떠올린 대니 월러스는 소중한 친구들의 이름만 적어 놓았던 그 특별한 주소록의 열두 친구들을 직접 만나 보기로 결심한다. 어쩌면 대단치 않지만 어쩐지 실행에 옮기기 힘든 이 프로젝트를 성공해 내며 그는 여러 가지 인생의 깨달음을 얻어 간다. 그리고 언제까지고 늘 똑같이 나이를 먹어 갈 친구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갈 준비를 한다.

‘서른 즈음’이란 “또 하루 멀어져” 가는 청춘을 아쉬워하며 “작기만 한 내 기억 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누구나 고민하는 시기이다. 새로운 사춘기로 떠오르는 불안한 이 시기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인생이 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서른 살의 인생 여행』은 서른 살을 앞두고 막연한 불안에 떠는 20대 후반의 사회 초년생들, 결혼을 하고 어느덧 안정된 생활에 익숙해졌지만 ‘이것이 과연 내가 원했던 것일까’ 의문을 품기 시작한 30대들 모두를 위한 책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온라인에서 소통하는 친구 100만 명보다 나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단 한 명의 친구가 얼마나 소중한지, 진정한 소셜 네트워킹의 의미가 무엇인지 말하는 책이기도 하다. 유쾌한 괴짜 대니 월러스의 이 독특한 실화 에세이는 우리에게 서른 살의 위기를 넘기는 특별한 방법을 제안한다.

   

민음사 편집부 박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