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모토 바나나가 요리, 먹거리에 관심이 많다는 것은 그의 소설만 읽어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대표작부터가 「키친」이 아닌가. 그를 세상에 널리 알린 문장이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부엌이다.”이고 보면 요리와 바나나를 떼어 놓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데이지의 인생』의 주인공 또한 오코노미야키와 야키소바를 파는 가게에서 일한다. 최근 작품『그녀에 대하여』에서도 음식에 대한 바나나의 관심은 잘 드러난다. 주인공 유미코의 부모님은 수입 식자재 가게 ‘고나미야’를 운영했으며 쇼이치의 어머니 역시 수입 식료품 가게를 운영했다.

바나나는 왜 이렇게 ‘먹는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을까? 다음 문장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음식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 주는 생리학적, 정서적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아 좋다, 좋아하는 사람이 만든 음식은 어쩜 이리도 맛있을까. 가정부나 요리사가 일로 만든 맛과는 다르다. 자, 같이 먹자, 같은 소재로 몸을 만들어 가자, 계속해 나아가자, 그런 맛이다.”(『그녀에 대하여』 중에서)

요시모토 바나나는 실제로 음식 에세이 책을 냈을 정도로 요리를 좋아한다. 한국 음식에도 각별히 관심이 많아 순두부, 간장게장을 즐겨 먹고 직접 나름대로 방식으로 비빔밥을 만들어 먹을 정도이다. 다음과 같은 말을 보면 이제 요시모토 바나나에게 요리란, 그저 먹는 것을 넘어선 철학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요리의 프로를 만날 때마다 느끼는데 그들은 모두 빼기를 잘한다. 닥치는 대로 더하는 것은 어느 세계에서나 초짜들의 발상인 듯하다.”

민음사 편집부 박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