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식]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 직전까지 손에서 놓지 않았던 책
― 제러미 리프킨의 『유러피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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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점가 최고 화제의 책은 『유러피언 드림』이다. 어제 주문은 3,000부, 오늘은 1,500부… 예스24 판매 순위는 10위! 인터넷 교보문고에서도 노 대통령의 저서들과 함께 『유러피언 드림』이 모두 20위 안에 들고 있다.

“유러피언 드림이야말로 이 시대의 새로운 비전이다.” 노 전 대통령이 최근 가장 공감하며 지인들에게 권한 책은 『유러피언 드림』이다. 왜 그럴까? ‘아메리칸 드림’이 몰락하고 있다는 증거는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하지만 그 대안은 무엇일까? 그 지적 공간을 채워 준 책이 바로 제러미 리프킨의 『유러피언 드림』이다.

그렇다면 고인은 왜 『유러피언 드림』을 “최고의 내용”이라고 흥분했을까? 인권, 정치, 경제, 환경, 에너지, 문화 등을 다각적으로 종횡무진 분석해 나가는 리프킨은 ‘유러피언 드림’에서 ‘공동체의 회복’을 보았던 것이다. “긴밀하게 연결된 네트워크 세계에서는 타인과의 관계와 삶의 질”이 미래 사회의 잣대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인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서라면 죽어도 좋다고들 말하지만, 이제 나는 유러피언 드림을 위해서라면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하겠다.” 살 만한 가치야말로 ‘바보 노무현’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했던 희망이었고, 리프킨이 바로 그 “함께 사는” 희망을 말했던 것이다.

제러미 리프킨은 이처럼 늘 변환의 시대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온 독보적인 사회사상가이자 미래학자다. 리프킨은 『노동의 종말』에서 노동 시간 단축 운동의 기폭제를 제공했고, 『소유의 종말』에서는 “시간과 체험의 상품화”를 예고했으며, 『수소 혁명』에서는 수소 에너지가 세계 권력 구도를 바꿀 수 있다고 진단했다. 리프킨에 대한 노 대통령의 관심은 다른 책으로도 이어져, 특히 에너지 정책에 대해 『수소 혁명』의 일독을 권했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한국판 유러피언 드림”을 꼭 쓰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노 대통령의 신념을 만들고 지켜 주는 수단이었던 독서. 노 대통령이 생전에 전했던 희망 신드롬은 이제 봉하마을의 추도 행렬에 이어 고인의 저서들과 독서 목록들의 독서 행렬로 이어지고 있다. 생전에 늘 책상머리에 책을 수북이 쌓아 놓던 고인의 서재를 상상하며 고인의 명복을 기리는 마음을 독서로 표현해 보면 어떨까? 아쉽게도 ‘독서 정치’를 펼쳤던 노 대통령의 “한국판 유러피언 드림”을 우린 보지 못했지만, 누군가 그 희망의 싹을 언젠가 다시 틔워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