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 이렇게 발칙한 ‘사회학자’를 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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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이치 노리토시가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하는 잡지 ≪브루투스≫ 사진.

 

후루이치 노리토시(古市憲寿). 한국에서 그는 아직 낯선 인물이지만, 일본에선 태풍의 눈과 같은 존재다. 사회 문제가 들썩이는 곳에 항상 후루이치 노리토시가 있고, 그가 발언하는 자리에선 언제나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그는 1985년 출생의 (무척!) 젊은 학자로서 ‘어른들’(기득권층)이 애써 외면하는 문제들만 골라 공론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를테면 ‘세대 문제’(『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 ‘노동 문제’(『우리들의 앞날』), ‘전쟁 반성 문제’(『아무도 전쟁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등이다. 일부 보수 언론에서는 후루이치 노리토시의 발언과 논설을 싸잡아 ‘깊이’가 없다고 지적하며 경거망동을 삼가라고 비판 아닌 비난을 내뱉고 있지만, 오히려 그는 “이게 바로 진짜 사회이고, 우리가 맞닥뜨려야 할 문제”라며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도리어 “어려운 학술 이론이나 난해한 용어를 떡칠하는 건 무지를 가리기 위한 방편이 아닌가요?”라고 반문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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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킨 모모이로클로버Z와의 대담.

 

후루이치 노리토시가 이제껏 호흡을 맞춘 대담 상대도 이색적이다. 국내에도 영화 「바람의 검심」의 주인공으로 널리 알려진 인기 배우 사토 다케루(1989년 출생), 소설 『누구』의 작가 아사이 료(1989년 출생), 유명 아이돌 그룹 모모이로클로버Z가 그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그가 남긴 발언들도 하나같이 예사롭지 않다. “전쟁을 미화하기 위해 전쟁을 기억하라고 강요한다면 차라리 모조리 잊는 편이 낫다.”(『아무도 전쟁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동일본 대지진 때 나이 지긋한 분들(소노 아야코, 이시하라 신타로 등)은 젊은이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그러나 먼저 발 빠르게 움직인 쪽은 역시 젊은이들이었다. 결코 어른들이 아니었다. 심지어 소노 아야코 씨는 ‘곧 죽을 늙은이들’이 방사능 재해 복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정작 본인은 생수만 사 모았다.”(『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 “국가의 발전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복이 이뤄지는 나라가 낫다.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일본은 없어져도 좋다.”(『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 등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이렇듯 그는 점점 더 보수화되어 가는 일본에서 끊임없이 기득권층의 폐부를 깊숙이 찔러 대고 있다. 당연히 일본의 ‘우향우’를 우려하는 수많은 일본인들은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그래서일까?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은 누적 판매량 15만 부를 돌파했으며, 최신작 『그래서 일본은 엇갈려 버렸다』도 10만 부를 훌쩍 넘겼다. 현재 그는 새로운 연구를 위해 세계 각지를 순례하며, 각종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세련된 문예지 ≪브루투스≫에 계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 후루이치 노리토시가 보여 줄 발칙한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민음사 편집부 유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