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김경주 「연두의 시제」 외 49편

▶ 심사위원: 김기택, 서동욱, 김행숙
▶ 본상: 상패
▶ 부상: 상금 1000만 원

<김수영 문학상>이 공모제로 전환된 지 올해로 4년째를 맞이한다. 2009년 제28회 <김수영 문학상> 심사는 그동안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응모자 중에는 신인도 일정 부분 있었지만, 상당수가 주요 일간지의 신춘문예나 유명 문예지로 등단한 후 한두 권의 시집을 상재하여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기성 시인들이었기 때문이다. 미국과 독일에서 보내온 투고작을 포함하여 9월 5일(마감 일자 소인 유효)까지 접수된 응모자 수는 총 97명으로 5381편의 작품이 집계되었다. 《세계의 문학》 편집진은 <김수영 문학상>에 대한 신인 및 기성 시인들의 이와 같은 열띤 관심과 애정에 고무되어 그 어느 때보다 심사 결과를 고대했다.

심사 방법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예심과 본심위원을 따로 구별하지 않고, 심사위원들의 1차 독회를 거쳐 예심을 통과한 작품들을 다시 교독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또한 올해도 응모자의 이름과 약력 등이 명기된 앞뒤의 표지를 모두 떼어 내고 작품이 접수된 순서대로 번호를 매긴 후, 심사위원들에게 작품을 보내어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심사는 제14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자인 김기택 시인과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서동욱 교수, 그리고 시인인 김행숙 교수가 맡아 주었다. 예심을 통과하여 본심에 오른 작품들은 다음과 같다.

  • 「양장점의 블라우스」 외 58편
  • 「연두의 시제」 외 49편
  • 「우물」 외 50편
  • 「허공의 내부」 외 52편

본심은 10월 8일 민음사 회의실에서 진행되었다. 본심에서 거론된 네 명의 작품은 안정된 화법과 경쾌한 유머, 삶에 대한 깊은 성찰 등 저마다 독특한 시적 개성과 아우라로 수준 높은 완성도를 보여 주었다. 그러나 장점과 함께 지적된 미완의 지점들로 인해 다른 세 명의 작품들이 배제되었고, 또한 「연두의 시제」 외 49편의 완성도가 상대적으로 너무나 뛰어났기 때문에 특별한 이견 없이 비교적 쉽게 올해의 수상작을 결정할 수 있었다. 심사위원들은 문체의 힘과 리듬으로 “감각과 정서를 급습하여 미적 자극을 주고 그것을 활동하게 하는 힘”으로 “생생한 미적 울림을 갖는” 「연두의 시제」 외 49편이 시인만의 “특이한 시 세계를 이룩하고 있”다는 데 동의하여 제28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흐르는 시간을, 움직이는 지구를, 몸 안의 우주를 다른 질감으로 경험하게 해 준” 수상자의 당선을 축하한다.

[세계의 문학 13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