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석|장편소설 『능력자』

▶ 심사위원 김미현・정미경・백가흠・정영훈・강유정

▶ 본상_ <오늘의 작가상> 기념 모뉴망

▶ 부상_ 상금 3000만 원 및 단행본 출간에 따른 인세
(조각가 강희덕 작품)
(인세가 상금을 상회할 경우의 초과분)

● 심사 경위

2012년 제36회 <오늘의 작가상>에는 138명의 응모자가 총 141편의 작품을 투고하였다. 응모작의 수는 예년에 비해 60여 편이 증가했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칙릿, SF, 무협, 역사물 등 다양한 장르의 흥미로운 작품들로 올해도 초반부터 열띤 경합이 예상되었다.

심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예심위원과 본심위원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1차 독회를 거쳐 예심을 통과한 작품을 각 심사위원들이 다시 교독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예심과 본심은 각각 소설가 정미경, 백가흠 제씨, 그리고 문학평론가 김미현 교수와 정영훈 교수, 강유정 씨가 맡아 주었다. 예심을 통과하여 본심에 오른 작품들은 다음과 같다.

  • 그녀의 방은 미끄럽다
  • 노히트노런
  • 능력자
  • 밤의 애도
  • 음부와 사과
  • 잭슨빌의 그저 그런 친구들

작품의 정독을 끝낸 심사위원들은 4월 13일, 민음사 회의실에서 본심을 진행하였다. 후보 작품의 장단점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음부와 사과』, 『능력자』 두 작품으로 압축되었다. 『음부와 사과』는 육성 호텔을 배경으로 소설가와 콜걸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소설 속 인물을 현실로 끌어와 소설과 현실을 교차하며 소설 형성 과정을 다시 소설화한 작품이다. 그러나 현학적이며 화려한 인용구들이 작품과 유리된다는 점과 화자와 사건, 플롯이 지나치게 복잡해 정작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공허하게 만든다는 점 등이 단점으로 지적되었다.

『능력자』는 전 WBA 세계 챔피언 ‘공평수’의 자서전을 대필하는 삼류 작가 ‘남루한’의 삶을 그린 일종의 메타 픽션이다. 핸드헬드 기법으로 촬영한 다큐멘터리 화면처럼 흔들거리고 위태롭고 아슬아슬한 에피소드들이 때로는 거친 원석 같은 매력을 발산하며 아주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매우 시적으로 형상화된다. 또한 삶에 대한 치열한 천착은 고통과 정면 대결하겠다는 작가의 땀과 굳은 결기를 느끼게 하며, 단숨에 읽히는 필력과 장편 서사에 대한 집중력은 이미 뛰어난 수준에 올라 있음을 의심치 않게 한다.

심사위원들은 두 작품의 장단점을 심도 있게 논의한 끝에 『능력자』를 제36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당선자의 수상을 축하하며, 침체된 한국 문학에 활기를 불어넣는 창작의 엄청난 “파동 에너지”가 앞으로도 거침없이 펼쳐지기를 진심으로 바라 마지않는다.

[세계의 문학 14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