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시봉 시대』출간 기념 기자간담회

 

2011년 6월 7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정동 카페 ‘산 다미아노’에서 『쎄시봉 시대』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쎄시봉 시대』쎄시봉 열풍의 주인공 조영남 선생님께서 쓰시고 이나리 기자님께서 정리하신 책입니다. 책을 통해 60-70년대 쎄시봉 문화를 복원하고 다시 한번 재조명하였습니다.

지난 가을부터 방송을 통해 시작된 쎄시봉의 열풍을 증명하듯, 간담회 현장에 일간지, 뉴스, 연예매체의 취재진들이 참석했습니다.

『쎄시봉 시대』의 출간을 축하하고 응원하고자 두 명의 쎄시봉 친구, 윤형주, 김세환 선생님께서도 자리해 주셨습니다.

책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놀러와>라는 프로를 통해 쎄시봉 친구들이 2주에 걸쳐 방송이 됐을 때 잊고 있었던 추억이 되살아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순수하고 소중한 감정들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어서 책의 출간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 작년 추석부터 쎄시봉을 필두로 해서 60,70년대 가요의 돌풍의 주역인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조영남: 나도 놀랐어요. 라디오 진행을 3년 정도 하면서 최유라가 친구들을 한번 초청해서 특집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해서 좋다고 했지요. 그래서 수십 년 만에 처음 모이게 되었습니다. 창식이, 형주, 김세환. 이장희까지… 라디오에서 모이게 됐지요. 연습도 안 하고 기타 들고 짠해서 했는데 그게 굉장한 반응을 일으켜 2탄 3탄 재방까지 하네요. 엠비씨 나는 가수다의 신정수 피디 김현정 작가가 와서 티비로 하면 어떻겠느냐 했는데 티비가 되겠냐 노인들이 기타 들고 노래하면 노숙자, 노인정 같아 보일 것이다 했지요. 요즘 통기타는 홀대받는 악기 아닌가 이걸 다섯 명이 끼고 앉아 노래하면 양로원 같지 않겠냐 걱정했어요. 그런데 끝나고 나서 깜짝 놀랐어요. 노래를 하고 나니까 상황이 달라지고 느낌도 달랐습니다. 두 시간 방송했는데 반응이 굉장했고 그래서 비슷한 질문 많이 받았어요. 지금 생각하니 그 이유가 디지털 시대가 잊어버렸던 아날로그 시대의 정서를 다시 회생시킨 결과가 아니겠느냐 그렇게 생각합니다. 디지털이 못하는 게 아날로그에도 있구나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책에도 썼지만 전화기 삐삐도 없던 시절에 어떻게 모였냐 했지만 다 모였습니다. 그런 시대였는데 그래서 우정이 다져질 수 있었지요.

◆ 당시 쎄시봉을 중심으로 한 음악문화가 오늘날엔 어떤 가치가 있나요?

조영남: 쎄시봉 음악의 가치를 논하려면 좋든 싫든 우리의 역사를 얘기 안 할 수가 없어요. 비운의 역사라 할 수 있는, 서양 음악을 먼저 노래했다는 점에서는 부끄러운 생각도 있지요. 그러나 팝을 국내로 들여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 중요한 가치가 있고 타이밍이 맞았어요. 팝 음악 유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 요즘 대중 음악계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조영남 : 나는 메시지 같은 걸 던질 만한 사람이 아니에요. 그러나 한 가지 얘기하자면 재수, 즉 운이 좋아야 합니다. 아날로그 시대에서 우리는 재수가 좋았어요. 모든 것이 때가 있거든요. 재수를 잘 타야 하고 있을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 조급해 하지 마세요.

쎄시봉 친구들 간의 저작권 계약 없는 곡 주고 받음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조영남 선생님께서 김세환 선생님께 마이크를 넘기셨습니다.

◆ 요즘의 십대, 이십대도 쎄시봉에 감동한 이유가 저 나이까지 우정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 아닐까요? 서로 노래를 주고받았는데, 음원 수익이나 저작권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는지 궁금합니다.

조영남 : 당시 왜 그랬는지 모르겠네요. 친구들이 다들 자기 것만 고수하고 그러지 않았어요.

김세환 : 지금 생각하면 상상도 힘든 상황이겠지만, 그때는 나눠주고 그런 것이 당연했어요. 용돈도 영남이 형이 인기 최고였으니 뭐 먹자 하면 다 내주고 모두 그랬어요.

윤형주 : 왜 쎄시봉 바람이 요즘 젊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었나 생각해 보면, 개인주의적이고 타산적인 세태를 봤을 때 이해관계가 예민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데 어떻게 저들은 저렇게 나눌 수 있었을까 나눔의 관계였을까 우정 같은 것이 충격을 주지 않았나 생각해보았습니다. 닮고 싶은 우정일 것이겠지요.

◆ 작년부터 쎄시봉 음악의 감동이 대단합니다. 갈수록 열기가 뜨거워지는데요. 이번에 쓴 책을 생각해 보면 음악을 들을 때의 감동과 글의 감동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책을 통해 받아 줬으면 하는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조영남 : 책을 통해서 음악을 하는 사람이건 미술을 하는 사람 이건 이들이 음악과 미술만 한 게 아니구나 라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음악은 음악만이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것이 걸러서 나오는 것이 음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우리 삶이 다양하고 여유가 있어야 좋은 음악이 나온다는 것을, 우리 역시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았다는 것을 메시지로 전하고 싶었습니다. 윤형주가 만든 곡을 같이 부르면서 끝내고 싶네요.

뜨거웠던 간담회는 윤형주 님의 곡 <우리들의 이야기>을 세 분 쎄시봉 친구분들의 멋진 합창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즉흥적인 공연 이었지만 풍부한 화음과 아름다운 목소리가 간담회 장을 쎄시봉의 감동으로 촉촉하게 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