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7일(화) 오전 11시에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벨라지오홀에서 세스 노터봄의 『산티아고 가는 길』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가 진행되었습니다.

네덜란드 최고의 작가 세스 노터봄 방한으로 이루어진 『산티아고 가는 길』은 많은 취재진이 작품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세스 노터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 주셔서 감사하다. 내 책은 많은 언어로 출간되었고 많은 판본을 보았는데 한국어 판이
정말 마음에 든다. 띠지가 지도인 것이 매우 영리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마음에 드는 판본이다. 처음 에디션에는
염소그림이 있었다. 이 책은 두 가지 장르를 아우르는 장르다. 첫째는 성지순례에 관한 책이다. 천년 전부터 성지순례는
지속되었는데 서쪽에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런던과 네덜란드 등 여러 도시로부터 이루어졌다. 최근에 이 순례길이
일반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생겼다. 그래서 유명한 성지순례길이 생겼고, 800킬로미터 정도 되고 한 달 가까운 여정이다.
과거에는 거의 모든 순례자들은 몸에 조가비를 달고 지팡이를 들고 다니는 전통이 있었다. 지금은 일본, 미국, 오스트리아 등
전 세계에서 몰려오는데, 내가 뭔가를 이루었다는 성취감을 위해 순례길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 몇 개 국가를 여행하셨고, 또 특히 순문학 작가로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여행기를 쓰셨는지.

세스 노터봄: 유럽의 도시는 거의 모두 다 가봤고, 아프리카, 남아공, 튀니지아, 인도네시아, 일본, 태국 통가, 로마,
오스트레일리아 등을 방문했는데 몇 개 도시인지는 셀 수도 없다. 다른 여행기와의 차이점은 신문에서나 잡지에서처럼
어디 가서 실수하거나 하는 여행서가 아니다. 관찰에 근거해서 그 나라의 본질을 잡아내서 문학적으로 승화하여 글을 쓰는
것이 나의 성향이며, 그래서 유행처럼 사라지지 않고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말리라는
나라를 방문했는데, 사하라에 있는 지역인데, 사람들이 이렇게 묻는다. 얼마나 오랫동안 말리에 머물렀냐? 하지만 단지
14일만 머물렀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머물면서도 여행기를 쓸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지역에 대해 완전히 모든 감각을 열었기
때문이다.

♣ 왜 이렇게 산티아고 가는 길 성지순례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가는가? 그리고 예전의 순례와 과거의 여행과 현대인의
여행은 다르다. 현대인에게 여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세스 노터봄: 이 책은 결국 스페인에 관한 책이다. 스페인 사람들조차 스페인에 대해 네덜란드 작가인 자신의 책을 읽고
배우는데, 이 부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프랑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이런 질문에 답한 적이 있는데 산티아고 여행은
예전에는 성지순례였지만 요즘은 현대인들이 은퇴 후 한 번 유명한 곳을 가보자는 것이고, 여행 후 무언가를 이루었다는
성취감이 가장 큰 목적일 듯 싶다. 산티아고 가는 길은 한마디로 자신과의 싸움이며 자신과 직면하는 일이다. 그만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고된 여정이기도 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판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인의 여행 방법 가운데 올해는 독일까지 가고, 내년에는 독일에서 어디까지 가고 하는 식의 연결된
여행을 많이 한다. 호주에 언젠가 갔을 때 영어 판 출판 기념회를 가졌는데, 호주는 유럽에서 한국보다 더 먼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모임에서 물었더니 11명이나 산티아고에 다녀왔다고 했다

♣ 몇 개 국어로 번역되었고, 한국인은 네덜란드 문학을 잘 모르는데, 네덜란드 문학에 대해 개관을 한다면?

세스 노터봄: <산티아고 가는 길>은 대략 15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가장 유명한 책인 <의식(Ritual)>은 한국을 포함해서
30개 나라에서 번역되었고, <필립과 다른 사람들>은 정확하지 않지만 대략 15개다. 스무 살부터 작가 활동, 즉 반세기
동안 여행과 작가 활동을 했기 때문에 이렇게 먼 한국까지 와서 한국어로 내 책이 나온 걸 직접 본 것은 작가로서 상당히
기쁜 일이다. 1200년부터 시작된 네덜란드 문학을 한마디로 특징짓기는 어렵지만, 작가와의 동시대 문학을 설명하자면
시가 유명한데 헤르만스 등이 유명하고 1930-1940년에 갑자기 네덜란드 문학에 대한 유럽의 관심이 급증했다. 한국에서
네덜란드 문학을 알리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한마디로 정의하기엔  “새는 조류학자가 아니다. 나는 소설가이지
문학 비평가가 아니다.”

『산티아고 가는 길』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