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니즘』 삐딱한 천재들의 말발을 통해 들여다본 창조의 세계

■ “문인은 세상의 적이다.” ―샤를 보들레르

피터 게이가 모더니즘의 길을 닦은 첫 주자로 꼽는 보들레르는 기성 시와 회화가 지루한 재현에 불과하다며 불만이 컸습니다. 반면 또 낭만주의자들에 대해서는 감정이 너무 과잉되었다며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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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오직 나를 통해서, 나의 개인적인 시선, 내가 그 풍경에 부과하는 관념과 감정을 통해서 아름다운 것이다.”

보들레르가 이렇게 ‘주체’의 솔직함을 통해 겨냥한 것은 무엇일까요? 시인은 애인을 향해 ”당신을 사랑하는 만큼 증오한다.”며 고혹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섬뜩할 만큼 끔찍한 고통도 노래합니다. 보들레르는 이러한 자신의 어두운 감정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드러냄으로써 결국 우리 모두의 ‘위선’을 폭로하고자 합니다.

 

 

 

■ “내 그림은 사실 자기표현이다.” ―에드바르 뭉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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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는 「절규」를 여러 번 그렸습니다. 평론가들은 이 악몽 같은 광경이, 예민한 당시 사람들이 혼잡하고 부산한 1890년대 도시에서 느끼는 신경증적 불안을 전형적으로 보여 준 것이라고 해석하였습니다. 하지만 뭉크는 예언자도 사회학자도 아니지요. 뭉크 자신의 말에 따르면 심한 불안증을 경험한 뒤 이렇게 발작을 일으키는 모습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 충격적인 작품은 본질적으로 개인적인 고백인 것입니다. “창조의 불꽃은 늘 개인에게서 비롯된다.”는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의 말이 떠오릅니다.

 

 

 

 

 

■ “미숙한 시인들은 모방한다. 완숙한 시인들은 훔친다.” ―T. S. 엘리엇

TS Eliot

20세기 시문학의 대가 엘리엇은 선배들의 작품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학자이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엘리엇을 매혹시킨 작가들은 바로 프랑스 상징주의자들과 영국의 형이상학파 시인들이었다. 특히 『황무지』는 쥘 라포르그에게서 큰 영향을 받았지만, 엘리엇 자신의 말마따나 그의 뛰어난 창의력은 훔쳐온 것도 독창적으로 만든다. “나쁜 시인들은 훔쳐온 것을 흉하게 만들고 좋은 시인들은 더 낫게 만든다. 더 낫지 않다 하더라도 적어도 훔쳐 온 것과 다르게는 만든다.“ 역시 20세기 혁인 아이콘 스트라빈스키의 말이 떠오른다. 전통 안에서 더욱 자유로울 수 있다고.

 

 

민음사 편집부 양희정

  1. AJK
    2022.1.2 7:56 오후

    “풍경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오직 나를 통해서, 나의 개인적인 시선, 내가 그 풍경에 부과하는 관념과 감정을 통해서 아름다운 것이다.” 이 말이 보들레르가 언제 어디에서(어떠한 작품이나 인터뷰에서) 한 말인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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