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가꾼다는 것에 대하여』 표지를 디자인한다는 것에 대하여

 

사막이 잠식해 가는 아프리카 대륙에 초록 희망을 심은 그린벨트 운동의 대모 왕가리 마타이 여사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지났다. 환경 운동가 마타이의 마지막 유작 에세이인 『지구를 가꾼다는 것에 대하여』의 표지는 나무 한 그루에서 출발한다. 짙은 녹색 표지에 하얀색 그림과 글씨, 어디서 본 듯하다면 당신은 민음사의 이 책을 한번쯤 접해 본 독자일지도. 작년 이맘때쯤 발간된, 소설가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에세이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가 바로 그것이다. 포어가 인간의 파괴적인 육식 습관에 날 선 경고를 날렸다면, 마타이는 지구환경이 처한 위기의 심각성과 숲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생태적으로 올바른 행동을 촉구하는 두 책의 유사성을 살리기 위해 표지 역시 같은 디자이너에 의해 같은 콘셉트로 디자인되었다. 동물을 먹는다는 것을 명확히 표현한 돼지와 포크 그림처럼 숲을 지켜 지구환경을 건강히 가꾸어 나가는 마타이의 운동이 잘 드러나도록 커다란 나무와 물뿌리개를 전면에 배치하고, 원서 제목 역시 각각 동물의 털과 식물의 잎사귀 무늬로 장식해 통일성을 부여했다.(이 무늬들은 책 날개에서도 엿볼 수 있다.) 여기에 『지구를 가꾼다는 것에 대하여』는 마타이의 정신을 한층 더 살리기 위해 재생지를 활용해 친환경적이면서 눈이 편한 그린라이트 종이를 본문 내지로 사용했다.

 

 

 

『지구를 가꾼다는 것에 대하여』는 마타이가 나무 한 그루에서 시작해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초록빛으로 가꾸어 가는 동안 지침으로 삼았던 숭고한 정신적 가치들을 전하는 책이다. 환경 보호뿐 아니라 인간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역설하는 그녀의 호소는 그린벨트 운동의 정신 그 자체를 보여 준다. “나무를 심는 것은 곧 평화와 희망의 씨앗을 심는 것입니다.

민음사 편집부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