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바꾸는 책 읽기』 책과 삶은 어떤 사이? “너 없인 못 사는 사이”

그동안 서평집을 비롯해 책을 주제로 한 많은 책을 쓴 책의 연인 정혜윤. 이번 책은 좀 더 특별하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언제 책을 읽나요?” 같은 다들 마음속에 품고 사는, 책에 대한 지극히 평범한 여덟 가지 질문으로 책은 시작한다. 하지만 그녀가 답하는 방식이 요상하다. 책에 대해 물었는데 삶에 대해 답하고 있고, 우리 사는 이야기를 하고 있나 싶으면 이것이 바로 독서법이라고 주장한다. 왜 자꾸 딴소리를 하나 싶은 순간, 그녀는 말한다. “독서의 기술이 바로 삶의 기술”이라고. 책과 삶의 관계를 묻자, 그녀가 답한다. “너 없인 못 사는 사이”라고. 정혜윤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를 이렇게 밝힌다.

“이 책엔 중요한 아홉 가지 질문이 담겨 있습니다. 이 질문은 제 머릿속에서 나온 게 아니라 제가 강연을 갔을 때나 혹은 사석에서 정말로 많이 받았던 질문들입니다. ‘바쁜데 책 읽을 시간이 있어요?’ ‘책은 읽을 때뿐 던져 놓고 나면 쓸 데가 없지 않나요?’ ‘읽어도 다 잊어버려요. 어떻게 기억해요?’ ‘마음이 쫓기고 불안해서 못 읽겠어요.’ 이런 질문들을 받으면 처음엔 장난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제가 받았던 질문들은 이를테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나 『위대한 개츠비』의 내용이 뭐예요, 같은 것이 아니었던 거죠. 그러다 어느 날 밤 갑자기 책상에 앉아서 이 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독자들이 책의 내용보다도 알고 싶어 했던 그것, 그 질문의 실체가 퍼뜩 다가왔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누구에게나 유한한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고민이 있고, 누구에게나 자신의 능력이 부족한 건 아닌가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어디선가 도움을 받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이런 질문들은 우리의 열망(좀 더 살아 보고 싶다는 열망)을 품고 있었습니다. ‘잘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본원적인 떨림과 두려움을 품고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결국 독자들이 제게 던졌던 질문은 ‘독서의 기술’에 대한 것이자 동시에 ‘삶의 기술’에 대한 것이었던 셈입니다.

정말 책이 삶을 바꿔 줄까요?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단 좋은 책이 삶을 바꿉니다. 좋지 않은 책은 오히려 삶을 바꾸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가 아는 것만 확인시킵니다. 좋은 책이 어떻게 삶을 바꿀까요? 책은 우리를 죽지 않게 할 수는 없어도 다시 태어나게 할 수는 있습니다. 우릴 늙지 않게 할 수는 없어도 청춘을 되찾을 수 있게 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청춘은 반드시 돌아오니까요. 자신이 한 일들 속에요.

민음사 편집부 박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