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산업혁명』 채식주의자 제러미 리프킨의 서울 방문기

 

 

『유러피언 드림』, 『공감의 시대』 등으로 유명한 사회사상가 제러미 리프킨이 지난 5월 초 서울을 찾았다. 3차 산업혁명을 중심으로 한 미래 전략을 전파하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던 중에, 한국 정부의 초청을 받은 것이다. 사실 그가 한국을 찾기 전에 민음사에서는 비상 아닌 비상이 걸렸다. ‘세계적인 채식주의자로도 알려져 있는 그를 위해 대체 어떤 음식을 준비해야 좋을까 하는 것이었다.(그는얼굴 달린 것은 먹지 않는다. 육식은 나의 건강과 전체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며, 채식이 지구상에 공존하며 살아가는 동물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효리 등을 중심으로 국내에서도 채식주의가 화제가 되고 전파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한국에서는 채식 식단이 생소하다. 그래서 민음사에서는 이 특별한 손님을 위해 사찰 음식 도시락으로 유명한 레스토랑을 찾아 특식을 주문하고 비건 카페를 수소문하는 등 법석을 떨어야 했다.
 
그런데 이 모든 노력이 담긴 특식을 정작 제러미 리프킨은 맛보지도 못하고 돌아갔다. 왜냐하면 그가 원하고 좋아하는 음식이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일정을 소화하는 내내 그가 우리에게 요구한 음식은 딱 세 가지. 바로 고기 종류를 빼고 치즈와 채소를 잔뜩 넣은 샌드위치, 포테이토칩, 그리고 사과 주스였다. 그때부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우리는 슈퍼마켓, 백화점 등을 돌며 종류별로 포테이토칩과 사과 주스를 사서 때마다 챙겼다. 그는 인터뷰를 시작할 때에도, 강연장에 들어서기 전에도, 항상 포테이토칩과 사과 주스를 준비해 달라고 청했다. 처음에 우리가 사다 놓은 가공한 사과 주스에는 리프킨이 입도 대지 않아 그다음에는 유기농 사과 주스를 찾아서 구입하기도 했다.
 
워낙 일정이 빡빡했던지라(열다섯 번가량의 인터뷰와 두 번의 강연을 소화해야 했다.) 리프킨은 서울에 있는 동안 거의 쉴 틈이 없었다. 그 탓에 아름다운 서울의 명소를 소개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하지만 채식주의자인 그를 위한 우리의 작은 노력이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으로 남았기를 바란다.

민음사 편집부 남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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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학자로도 유명한 제러미 리프킨은 최근에 15년 탄 중형차가 사고로 망가졌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당장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2015년쯤 나올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제러미 리프킨 민음사 인터뷰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