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 펩시는 왜 슈퍼볼 광고를 포기했는가

 

 

2000년대에 펩시는 전 세계적으로 탄산음료 매출이 떨어지면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부딪혔다. 이럴 때 대부분의 기업들이 선택하는 전략은 빤하다. 시끌벅적하게 광고를 쏟아부어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거나, 대규모 할인 행사를 열어서 당장의 매출을 올리려고 한다. 하지만 펩시는 완전히 다른 선택을 했다.
2009년 12월, 펩시는 2010년 2월 슈퍼볼 결승전을 앞두고 23년 동안 계속해 온 슈퍼볼 광고를 그만하겠다고 발표했다. 펩시가 그전 10년 동안 슈퍼볼 광고에 1억 4200만 달러를 투자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히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펩시는 슈퍼볼 광고를 하지 않는 대신 ‘펩시 리프레시 프로젝트’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펩시 리프레시 프로젝트 유튜브 동영상*


 

이 프로젝트를 통해 펩시는 건강, 예술과 문화, 음식과 쉼터, 지구, 이웃, 교육이라는 여섯 가지 범주를 기준으로 세상을 바꿀 사회 공헌 아이디어에 대해 5000달러에서 25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한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법은 아주 단순하다.

1단계 아이디어를 생각한다.
2단계 웹 사이트(RefreshEverything.com)에서 툴키트를 다운로드 받는다.
3단계 아이디어를 제출한다.
4단계 아이디어를 널리 홍보한다.
5단계 투표에 참여한다.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장점은 사용자들이 이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 경쟁에 뛰어든 사람들은 지원금을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펩시’라는 브랜드를 널리 알리게 되었다. 세계적인 스타 CEO 인디라 누이 펩시 회장이 2011 테드 컨퍼런스에서 언급한 것처럼, 펩시 리프레시 프로젝트를 통해 펩시는 적극적인 사회 공헌을 실천하는 반편 브랜드 이미지도 긍정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최근 《포브스》의 조사에 따르면 존경받는 브랜드 부문에서 펩시가 5위를 차지해 코카콜라를 앞지르기도 했다.

 


▲ 2011 테드 컨퍼런스에 참여한 인디라 누이 회장
(출처: http://blog.ted.com/2011/03/03/ted2011-report-session-5-worlds-imagined/)

 

이러한 펩시 리프레시 프로젝트야말로 인터넷 시대 선순환 사용자 중심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단순히 제품을 많이 파는 것에 급급하지 않고 사용자가 진정 원하는 삶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제안함으로써, 기업과 제품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다는 미명 아래 소극적인 봉사나 기부에 그치면서 이를 적극적인 사용자 마케팅 수단으로 발전시키지 못하는 국내 기업들도 귀담아들을 만한 대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민음사 편집부 남은경

출간일 2012년 4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