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연애의 모든 것』 『국가의 사생활』의 작가 이응준, 이번엔 ‘국회의 사생활’이다!

 

 

 

‘보이는 라디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보이는 소설’도 있다. 이응준의 소설은 눈에 보인다. 영화 같은 소설, 이라는 수식이 아니라, 실제로 그는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2008년 각본과 감독을 맡은 단편영화 「Lemon Tree」는 파리국제단편영화제 국제경쟁부문 등에 초청되기도 했다. 또한 대한민국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흡수통일 이후 5년, 그 ‘어두운 신세계’를 그려 내며, 우리 시대 통일 문학을 새로 개척했다는 찬사를 받은 소설 『국가의 사생활』도 장진 사단과 손잡고 그가 직접 메가폰을 잡을 예정이다. 
그런 그가 이번엔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을 만한 발칙한 상상으로 로맨틱 코미디를 선보인다. 『내 연애의 모든 것』은 작가 이응준이 단단히 작정하고 써낸 본격 로맨틱 코미디로,  대한민국 역사상 희대의 스캔들, 이념의 철조망을 넘어선 여야 국회의원의 사랑을 그렸다. 이 작품의 시작과 끝에는 광활한 우주 속 서로 다른 작은 별에 사는 두 남녀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그 장면을 피터 라칼라미타(Peter Lacalamita)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Moonstruck」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한다. 어느 작은 태양에 살고 있던 한 남자가 망원경으로 먼 곳의 작은 별을 보다가 한 여인이 누워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장대높이뛰기를 해서 그 작은 별로 가게 되는데, 막상 가까이서 보니 그녀는 돌무더기였다, 라는 한 편의 아름다운 영상이다.(http://magneticstudio.com/ms.html 에서 직접 볼 수 있다.)
시인이자 소설가, 영화 각본가와 감독 등 팔방미인인 그는 시적 언어와 소설적 구성, 영화적 감각으로 한국 문학에 전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냈다. 그의 특장인 정교한 구성과 긴장감 넘치는 빠른 전개는 이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기존의 한국 문학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흡인력이 독자로 하여금 작품 속으로 거침없이 빠져들게 만든다.
작가는 말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진정한 좌파도, 우파도 없어요. 다 가짜죠. 이들 논리가 얼마나 허술한 것인지 소설을 통해 보여 주고 싶었어요. 각자가 진짜일 때 비록 적일지언정 서로 아름답게 사랑할 수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이 ‘진짜’들의 ‘진짜’ 사랑 이야기에 빠져든다.
이 소설의 표지를 보며 모두들 궁금해할 것이다. 웬 사과? 작가는 시각장애인 가수 스티비 원더의 말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나는 단 한 번도 사과를 본 적이 없어. 그저 만져 보고 맛보았을 뿐이지. 하지만 말이야, 나는 사과가 뭔지 알 것 같아.” 그것이 진짜다. 그것이 진리다.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저 만져 보고 맛볼 수 있을 뿐이다.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한 편의 잠언집이라 해도 손색없을 만큼 이 소설 속에는 인생과 사랑에 대한 깊은 사유와 온갖 아포리즘이 가득하다. 비로소 ‘사랑과 인생에 대한 희극적 교본’이라는 카피가 실감나게 된다. 작가는 “사랑은 없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그와 그녀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되었다.”라며 작품을 마친다. 그렇다. 사랑은 없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자, 이제, 당신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민음사 편집부 김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