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웃고, 사랑에 운다. 사랑 때문에 죽기도, 사랑 때문에 죽이기도 한다. 도대체 ‘사랑’이 뭘까? 사랑에 관한 책은 수도 없이 많다. 어떤 이는 심리학으로, 어떤 이는 인류학으로, 어떤 이는 철학으로, 어떤 이는 종교로 풀이한다. 그런데 여기, 사랑을 말하기 위해 ‘괴물’들을 이끌고 나타난 이가 있으니, 바로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에세이스트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권혁웅이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 우리는 사랑에 눈이 멀고, 사랑하는 사람과 한 몸이 된다. 질투에 사로잡혀 우리의 눈은 이글이글 타오르고, 우리의 귀는 비대해져 온통 그에게로 향하며, 머리가 없는 듯 이성을 잃는다. 사랑을 잃는 순간, 우리는 반쪽이 되고, 가슴이 뻥 뚫린 듯 아픔과 공허함을 느낀다. 이렇듯 사랑할 때 우리는 ‘괴물’이 된다.
‘상상 동물이 전하는 열여섯 가지 사랑의 코드’라는 부제가 달린 『몬스터 멜랑콜리아』는 동서고금의 신화와 전설, 철학과 문학, 심리학과 인류학을 종횡무진 오가면서 사랑과 관련된 괴물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름, 약속, 망각, 짝사랑, 유혹, 질투, 우연/필연, 자기애, 첫사랑, 고백, 기다림, 무관심, 소문, 외설, 외로움, 비밀 등 묘연한 사랑의 실체가 생생한 괴물들의 모습으로 눈앞에서 살아 움직인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보다 더 우리를 닮은 괴물들, 기괴하고 슬픈 자화상, 내 안의 괴물들과 멜랑콜리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저자는 서문에서 “내 안의 괴물을 길들일 수 있게 도와준 양 군”(그는 지난해 문학평론가 양윤의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함으로써, 그 자신도 사랑에 빠진 괴물임을 고백한다.
아, 사랑, 이 괴물 같은 사랑. 그럼에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랑에 빠진 괴물들. 사랑에 빠진 사람이나, 사랑을 잃은 사람이나, 괴물이긴 매한가지. 괴물 같은 사랑으로 잠 못 이루는 밤, 이 책이 당신을 위로할 것이다.

 

민음사 편집부 김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