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검열과 사랑 이야기』 아직은 생소한 나라의 생소한 작가 샤리아르 만다니푸르

 

『이란의 검열과 사랑 이야기』는 우리에게 아직은 낯선 이란의 소설이다. ‘이란’, ‘검열’, ‘사랑 이야기’라는 작품의 주요 키워드가 제목에 그대로 드러난 것은 작가 샤리아르 만다니푸르의 의도였다. 그는 이 소설에서 자기 자신 그대로 소설가로 등장하여, 살벌한 검열의 칼날 아래서 사랑 이야기를 써 나간다.

1979년에 일어난 혁명 이후 ‘이란 이슬람 공화국’이 수립되고 곧이어 이란-이라크 전쟁을 겪으면서, 이란은 종교적 신념과 서방에 대한 적개심으로 모든 문화를 재단하기 시작한다. 그런 나라에서 ‘사랑 이야기’를 써서 출간한다는 것은, 이란인이 아닌 사람들은 쉽게 상상할 수 없는 하나의 ‘모험’이 된다. 오랜 문명의 뿌리를 스스로 부정하는 통탄할 상황, 모든 상상력을 금지하고 검열하는 현실에서, 작가는 어떻게 글을 쓰고, 연인들은 어떻게 사랑을 하며,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샤리아르 만다니푸르는 생생하게 그려 내고 있다.

그는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면서 1979년 ‘이란 혁명’이 끝나기까지 학생 운동에 참여했다. 이후 이란-이라크 전쟁이 발발했을 때도 자원입대하여 전방에서 18개월을 근무했다. 어릴 때부터 작가를 꿈꾼 그는 “작가는 어디든 무엇이든 직접 목격해야 한다. 인간의 삶이 부당함이나 피에 이끌려 가는 곳이건, 잠깐의 기쁨을 발견하는 곳이건, 눈물과 비명과 통곡이 있는 곳이건, 웃음이 있는 곳이건. 그래서 고통과 기쁨이라는 단어가 자신의 육체 속에 새겨져 있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발표하지만 1992년부터 5년 동안 그의 책은 출간되지 못했다. 검열 때문이었다. 『이란의 검열과 사랑 이야기』는 그가 미국에서 체류하며 완성한 소설로,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이란의 현실을 유머러스하게 풍자하여 그의 작품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지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그러나 정작 조국 이란에서는 아직 출간되지 못했다.

매일 밤 왕비 셰에라자드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졸랐던 『천일야화』 속 술탄 샤리아르처럼, 작가 샤리아르 만다니푸르도, 남녀가 사랑하고 질투하며, 소설가는 자신의 온 존재를 바쳐 글을 쓰고, 독자들은 픽션의 세계에서 현실의 시름을 잊는, 즉 세상 다른 많은 곳과 다르지 않은 이란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고 쓰고 싶어 한다.

 

민음사 편집부 손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