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중 가장 큰 슬픔이 마음이 죽는 일이라 했던가.
—「꾀꼬리 편지」, 38쪽

벌써 오래전에 내 마음속에서 제거했어야 할 지뢰였다. 지뢰는 숨 쉬고 있다. 그것이 살아 있기 때문에 더 무서웠다. 
—「지뢰밭」, 209쪽

한 편 한 편 빼어난 수작으로 가득한 소설집 『남이섬』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이야기꾼 중 하나인 작가 전상국의 열 번째 소설집이다. 등단한 지 49년째를 맞이한 작가는 한국 문학이 더 이상 청년 문학에만 집중할 수 없음을 온몸으로 증명해 보인다. 또한 전쟁과 분단의 뼈아픈 역사를 전혀 새로운 젊은 감각과 현재진행형의 생생한 언어로 그려 낸 문제적 작품 『남이섬』을 통해 중․단편 미학의 절정을 선사하고 있다.

한편 김유정문학촌의 촌장이기도 한 작가 전상국은 7월 중에 『남이섬』 독자들을 만날 계획이다.(온라인 서점 이벤트를 통해 선정된 『남이섬』 독자 약 40명) 김유정문학촌 생가와 기념 전시관을 둘러보며 김유정의 생애와 소설 이야기를 나누고, 독자들과 실레 이야기길을 함께 걸으며 숲 속에서 소설집 『남이섬』을 비롯한 작가 전상국의 작품 세계를 들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아름답고 청아한 날, 춘천의 우거진 녹음 가운데 모여 앉아 우리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과 함께 인생과 문학을 논할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민음사 편집부 강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