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뮈는 1957년 스톡홀름에서 노벨 문학상을 받으면서 부정-긍정-사랑세 단계로 이어지는 자신의 작품 세계의 청사진을 그려 보였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작가의 죽음으로 사랑을 주제로 하는 작품은 세상에 태어나지 못했다. 이번에 민음사에서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하는 이방인페스트는 그중 각각 부정긍정을 대표하는 소설 작품이다.

부정’, 부조리’ 3부작 중 하나로 카뮈 최초의 소설이기도 한 이방인이 처음 발표될 때만 해도 카뮈는 알제리에서 태어난 젊은 무명작가에 불과했다. 낯선 인물과 독창적인 형식으로 현대 프랑스 문단에 이방인처럼 나타난 이 소설은 출간 후 한순간도 프랑스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빠진 적이 없는 걸작이 되었다. 두 차례에 걸친 세계 대전을 겪으며 정신적 공허를 경험한 당대 독자들에게 카뮈는, “영웅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서 진실을 위해서는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뫼르소라는 인물을 통해 관습과 규칙에서 벗어난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하며 현실에서 소외되어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실존을 강렬하게 담아냈다.

한편 긍정’, 즉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반항과 그를 통해 나타나는 억누를 수 없는 희망의 의지를 보여 주는 페스트는 이별의 아픔과 죽음에 대한 공포에 휩싸인 폐쇄된 도시에서 극한의 절망과 마주하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그려 낸 작품이다. 카뮈는 악과 질병, 전쟁을 동반한 세상에서 재앙에 대처하는 서로 다른 태도를 극명하게 드러내 보이면서도, 생지옥으로 변해 가는 세계를 거부하며 진리의 길을 걸어가는 인물들을 그려 내 무신론적 성자로 칭송받기도 했다. 비극의 소용돌이 속에서 현실을 직시하며 의연히 운명과 대결하는 인간의 모습을 다룬 페스트20세기 프랑스 문학이 남긴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1999년 최고의 불문학자로 선정된 김화영 교수가 이십여 년 만에 거의 새로 번역하다시피 대폭 수정하여 선보이는 이 두 작품은 본래의 젊음을 조금도 잃지않고 보다 깊은 감동과 울림을 독자들에게 전달할 것이다.

민음사 편집부 박경리

출간일 2011년 3월 18일
출간일 2011년 3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