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초과 이익 공유제에 대해 한창 논쟁 중이다. 초과 이익 공유제는 대기업이 해마다 설정한 목표 이익치를 초과하여 달성했을 때 그 대기업에 협력하는 중소기업의 기여도를 평가하여 초과 이익의 일부를 나누어 주는 제도를 말한다. 말하자면 기업 인센티브인 셈이다. 이 제도에 대해 여러 가지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그중에도 가장 큰 비판은 이 제도가 시장 경제 원리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독식 비판에 따르면 이 제도는 시장 경제 원리를 제대로 따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시대의 모든 부가 개인의 천재성이 아니라 사회의 축적된 지식에서 나온다는 사실은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널리 인식된 사실이다. 현세대 개인의 노동이나 자본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사회 속에 누적된 지식이 훨씬 많이 경제 성장에 기여한다는 말이다. 만약 빌 게이츠가 아무 기반 없는 외딴섬에 있었더라도 지금의 부를 거머쥘 수 있었을까? 이제는 많은 부를 가진 사람의 호혜적 나눔이나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애초부터 소유권 자체가 잘못 설정되었음을 인식하는 데서 부의 분배 문제를 다시 바라보아야 한다. 이를 초과 이익 공유제논의에 적용해 보면, ‘대기업이 많이 벌었으니 중소기업에도 좀 나눠주자.’가 아니라 대기업이 거둔 수익도 본래 사회의 것이기 때문에 마땅히 그 혜택을 모두에게 돌려주어야 하는 것이다. 독식 비판에서도 경계하듯이 서툴게 설계된 정책들은 많은 부작용을 낳고 대가를 치르겠지만,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설계된 분배 정책들은 오히려 투자와 혁신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제 성장을 더 촉진할 것이다. 독식 비판에 인용된 피터 린더트의 말처럼 이는 훨씬 강력한 성장 지향 정책인 것이다.”

 

민음사 편집부 신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