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말 명초에 시내암이 쓰고 나관중이 개작한 수호지삼국지, 서유기, 금병매와 함께 중국 4대 기서 중 하나로 꼽힌다. 불의로 가득 찬 세상에 도전하는 108명 영웅호걸들의 통쾌한 투쟁을, 탁월한 구성과 발랄한 필치로 생생하게 보여 준다.

이번에 새로이 출간된 수호지1991수호지1권이 출간된 이후 무려 20년 만의 개정판으로 가히 수호지의 모든 것이라 평가할 만하다.

1권에서 6권까지는 김성탄의 제오재자서 수호지, 7권에서 9권까지는 충의수호지72회부터 120회까지를 옮겼으며, 10권은 진침의 수호후전을 축약하였다. 처음 수호지를 출간하고부터 늘 작가 마음에 걸리던 것이 바로 10권 뒷부분의 수호후전축약 부분이었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10권 한 권을 다 바쳐 전보다 네 배가 넘는 분량으로 늘림으로써, 진침의 문학적 역량과 상상력의 규모를 보다 여실히 드러내 보였다. 이로써 수호지란 이름이 붙은 모든 책들 중에서 가장 정제된 것들로만 처음부터 끝까지를 엮은 셈이다.

그리고 각 권 앞부분에 실린 주요 등장 인물도와 본문 삽화는 도상수호전(장복림 엮음, 중국 산서인민출판사, 2002)에서 발췌하였다. 108명의 눈부신 영웅들의 개성 넘치는 모습을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생생하게 그려 낸 인물도와 삽화들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또한 작가가 직접 양산박을 방문했던 기행문과 현장 답사에 의한 양산박 약도, 수호지의 배경이 된 송나라의 지도 등이 작품의 이해를 한결 돕는다.

리더십, 성공 전략, 처세술, 용인술 등 급변하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반드시 갖춰야 할 능력을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삶의 진정성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물으며 누구나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꿈꾸는 수호지. 이것이 바로 수호지가 영원한 고전으로 불리는 까닭이다.

 

민음사 편집부 김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