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첫 소설을 발표하기 전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며 몇 군데 데모 테이프를 보내기도 했다는 가즈오 이시구로. 그의 소설들에는 직접적이든 간적접이든 작품 전반에 음악이 흐른다.
『나를 보내지 마』에서는 가상의 팝가수의 카세트테이프 「네버 렛 미 고」가 작품을 이끌어 가는 주요 모티프이고,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뿐 아니라 직접적으로 음악이 등장하지 않는 작품들도 모두 부드럽고 정교하게 흘러가다가 책을 덮을 때쯤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기는, 잔잔한 클래식과도 같은 힘이 있다.
특히 ‘음악과 황혼에 대한 다섯 가지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소설 『녹턴』에는 「대부」, 「원 포 마이 베이비」, 「러버 맨」, 「에이프릴 인 파리스」, 「니어니스 오브 유」 등 끊이지 않고 음악이 흐르고, 어빙 벌린, 콜 포터, 사라 본 등 수많은 뮤지션들이 언급되면서, 이시구로의 음악에 대한 넓은 식견과 애정이 그대로 묻어난다. 그리고 사건보다는 음악이 절정에 달했을 때 작가 특유의 인생에 대한 성찰이 빛을 발한다. 게다가 무엇보다 각 이야기의 내레이터가 모두 뮤지션이거나 음악을 좋아하는 남자라는 점으로 볼 때, 이 소설은 작가의 정체성을 가장 내밀하게 드러내는 작품이다.

한편 그의 소설은 북트레일러나 영화 OST로도 만날 수 있다.
일러스트 콜라주와 음악으로만 구성된 『녹턴』의 북트레일러.
http://vimeo.com/4885592
『나를 보내지 마』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Never Let Me Go」의 OST. 
http://www.amazon.com/Never-Let-Me-Go-S-T/dp/B003Y7PMLI
 

민음사 편집부 최화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