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 씨의 최후』 『Y 씨의 최후』와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의 공통점은?

 

젊은 작가의 패기 넘치는 장편소설이라는 점 외에 이 두 소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9·11 이후 미국 사회의 한 단면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소재를 다룬 전자와, 의식 세계로의 여행이라는 다소 공상과학적인 소재를 다루는 후자는 그리 닮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들을 직접 본 사람들은 그 물성에서 묘한 공통점을 느낄 수 있다. 표지 디자인을 같은 사람이 했기 때문이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은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소설적 매력 외에도, 한번 보면 잊히지 않는 그 디자인으로도 유명한 책이다. 디자인을 맡은 조너선 그레이(Jonathan Gray)는 ‘gray318’이라는 디자인 회사를 단독으로 운영하며 기발한 디자인들을 선보여 왔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또 다른 소설 『모든 것이 밝혀졌다』 역시 그가 디자인을 맡은 바 있다.
역시 그가 디자인한 『Y 씨의 최후』의 표지는 가운데에 작은 램프가 있고, 그 불빛이 주위로 퍼져나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무엇보다 독특한 타이포그래피가 눈길을 끈다. 소설의 주인공이 의식 세계로의 여행을 떠날 때의 느낌을 빙빙 도는 듯한 원들로 표현했고, 저주받은 책이라는 느낌을 개성 있는 글자체로 표현한 것이다. 뒤표지에도 ‘Y 씨’로 짐작되는 한 신사의 실루엣을 배치하여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책의 표지에는 여러 가지 기능이 있다. 그리고 이처럼 책의 내용과 개성을 200% 드러냄으로써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는 디자인이야말로 ‘고마운’ 역할을 한다.

 

민음사 편집부 손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