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가는 길』 영원한 방랑 청년 세스 노터봄의 방한 스케치

 

 

영미 문화권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 북유럽 사람들은 낯선 이방인이다. 하멜 표류기, 히딩크 감독, 「진주 귀고리 소녀」의 화가 얀 베르메르로 알려진 네덜란드 역시 우리에겐 낯선 북유럽이다. 우린 그들의 언어와 역사를 모른다. 이제 세스 노터봄을 통해 한국 독자들은 조금이나마 네덜란드 문학을 접하게 된다. 『필립과 다른 사람들』 및 몇 권의 소설이 이미 출간되었으나 『산티아고 가는 길』의 출간에 맞춰 작가가 직접 한국을 방문한 것이다. 서양 사람들은 출장을 갈 때도 아내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노터봄 할아버지도 30년 전 잡지사에서 만나 지금까지 금슬 좋은 사진기자 출신의 멋진 아내와 동행했다. 작가는 평생을 여행하며 지금까지 도시와 방랑을 주제로 소설과 여행기 스물다섯 권을 썼다. 낯선 문화의 북유럽 사람들이 한국인들에게는 까다로워 보일 수도 있지만, 작가는 전형적인 노마드형 코스모폴리탄이기 때문에 오픈된 마인드를 지니고 있으며 함께 만난 편집자나 디자이너가 불편하지 않도록 오히려 이것저것 많은 것을 물어보며 즐겁게 수다를 떨었다. 『산티아고 가는 길』에는 스페인에 대한 작가의 변하지 않는 사랑을 담았고, 지금은 일본 순례 여행기를 쓰고 있는데, 다음에는 아름답다고 소문 난 한국의 제주도를 꼭 가보겠다고 말했다. 노터봄 할아버지가 올해에는 꼭 노벨문학상을 탔으면 좋겠다.

민음사 편집부 양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