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집』 그 아버지에 그 딸, 안정효-안미란 부녀 번역가

 

 

『인형의 집』을 쓴 헨리크 입센은 노르웨이 작가이다. 노르웨이에서는 ‘노르드제어’(덴마크어, 스웨덴어, 노르웨이어, 아이슬란드어, 페어로어) 중 하나인 노르웨이어를 쓰는데, 실제로 노르웨이어, 덴마크어, 스웨덴어 중 하나를 하는 사람은 보통 나머지 언어도 읽고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노르웨이어, 덴마크어, 스웨덴어 중 하나를 하는 사람’이 『인형의 집』을 번역한 안미란이다.
안미란은 소설가이자 번역가로 잘 알려진 안정효의 장녀이기도 하다. 안정효는 『하얀 전쟁』, 『은마는 오지 않는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등 다수의 소설을 발표하고 『최후의 유혹』, 『전쟁과 신부』, 『영혼의 자서전』, 『뿌리』 등 150권가량의 작품을 번역하여 제1회 한국번역문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독일 킬 대학교 언어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현재 이탈리아 라 사피엔차 로마 대학교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는 안미란 역시 덴마크어와 노르웨이어 등 13개국 언어에 능통하다. 작년에 출간된 유럽 단편소설집 『유럽, 소설에 빠지다』 중 덴마크 작품을 번역하기도 했다.
입센은 노르웨이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지만, 이후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주요 작품들을 써 냈는데, 옮긴이 안미란 역시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는 것도 묘한 인연이 아닌가 싶다.

민음사 편집부 손미선

출간일 2010년 6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