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도 난 우아한 게 좋아』와 『추잉껌』두 번역가가 환상적 호흡을 자랑하는 비결은?

 

 

김난주와 양억관. 대표적인 일본문학 번역가인 이 두 사람은 사실 부부이다. 부부가 나란히 번역한 야마다 에이미의 연애 소설 두 권이 동시에 출간되었다. 마흔두 살 동갑내기의 철없고 소소한 연애를 그린 『돈 없어도 난 우아한 게 좋아』(김난주 옮김)와 야마다 에이미의 결혼 경험이 농축된 자전적 연애 소설 『추잉껌』(양억관 옮김)이 그것.
두 사람은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가 함께 쓴 『냉정과 열정 사이』를 비롯, 『우안』, 『좌안』을 나란히 번역하며 이미 몇 차례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부부로서 몇십 년간 ‘생의 호흡’을 맞춰 온 두 사람이야말로 그 어느 쌍보다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 준다. 특히 ‘연애 소설의 여왕’이라는 평가를 받는 야마다 에이미의 연애 소설을 우리말로 옮기는 데 이들보다 더 적합한 ‘페어’는 없어 보인다.
상대방만을 향한 뜨거운 애정, 죽음에 대한 불안으로까지 치환되는 속 깊은 사랑을 그린 『추잉껌』,  섹스보다 일상, 둘만의 허접한 유희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돈 없어도 난 우아한 게 좋아』는 야마다 에이미의 연애 소설이 선 자리를 분명히 보여 준다. 뿐만 아니라 40대의 야마다 에이미와 20대의 야마다 에이미, 두 소설의 주인공인 지우, 사카에와 코코, 루퍼스, 그리고 김난주와 양억관, 이 모든 ‘페어’가 서로에게 띄우는 절절한 연애편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한 쌍임을 입증하는 표식처럼 표지에 나란히 박힌 고양이 일러스트를 보는 재미마저 쏠쏠하다.

민음사 편집부 박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