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먼 멜빌 뒤로

1819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19세기 미국 낭만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시인이며, 대표작으로 『모비 딕』(1851), 『빌리 버드』(1924), 「필경사 바틀비」(1853)가 있다.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직전 해양으로 세력을 확장하던 19세기 중반 미국 사회의 대중적인 관심사를 반영한 해양 모험담 『타이피』(1846)와 『오무』(1847)는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멜빌이 심혈을 기울여 철학적이고 종교적이며 신화적인 주제를 천착한 장편 소설 『모비 딕』은 대중으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했고, 멜빌은 죽을 때까지 그 상황을 극복하지 못했다. 남북 전쟁과 그 이후 시작된 서부 개척과 산업화에 매진한 미국에서 해양 모험담은 대중의 관심을 끌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상징과 알레고리, 역설과 아이러니 등의 난해한 형식에 계몽주의적 이념과 인본주의적 인간관 등 근대적 이상을 비판적으로 천착하는 내용을 결합하려는 멜빌의 작품 자체가 대중에게 쉽게 소비될 수 없었다는 점도 이유가 될 수 있다. 1924년 유고작 『빌리 버드』가 출간되면서 멜빌은 다시 주목받게 되었고, 20세기 중반 미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재평가 과정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문학가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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