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는 의미 중독자입니다
한편을 같이 읽어요! 막 출간된 《한편》 3호와 나란히 ‘환상과 현실 사이’에 관한 읽을거리를 보내드리고 있어요. 《한편》 3호 환상 편은 ‘누구나 언제든 미칠 수 있다’라는 명제를 탐구하고 있는데요. 인간의 광기를 설명할 때 악마나 도덕적 타락이 아니라 정신의 병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19세기의 사례를 읽어 볼까요? 민음사의 스테디셀러 논픽션 『스토리텔링 애니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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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7년, 제임스 틸리 매슈스는 불치의 정신병자로 진단받아 베들레헴 병원에 수용되었다. 하지만 병원 담벼락 바깥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그의 분신이 여러 명 있었다. 매슈스는 그의 표현에 따르면 ‘공기 베틀의 광선’을 피하면서 자신이 ‘전 세계의 황제’임을 깨달았다. 그는 자신을 가둔 군주와 권력자에게 신랄한 항의 서한을 썼다. 매슈스의 주치의 존 해슬럼은 『광기의 실례』라는 책에서 이러한 매슈스의 사례를 묘사했다.『광기의 실례』는 정신병 분야의 고전적 사례 연구이며 의학사상 최초로 편집성 정신분열병을 명확하게 기술했다.
정신분열병은 “정신병리학의 주요 미스터리”였다. 정신분열병 환자는 온갖 괴상한 신념, 망상, 환각에 빠진다. 매슈스처럼 외계의 목소리가 귓전에 울리는 경우도 많다. 이들은 곧잘 외계인, 신, 악마, 사악한 음모 같은 외부의 힘이 자신의 행동을 좌지우지한다고 믿는다. 과대망상을 품기도 한다. 자신이 외계인이나 악마나 음모 집단의 표적이 될 만큼 중요한 거물이라고 생각한다. 제임스 틸리 매슈스의 상상 속 ‘공기 베틀단’은 픽션이 만들어 낸 화려한 작품이다. 매슈스는 전 세계를 아우르는 역사 드라마에서 스스로 주인공이 되었으며 실제 권력자와 총리에게 단역을 맡겼다. 악당도 완벽한 모습으로 그려 냈다. ‘빌 왕’, ‘장갑 할망구’, ‘아치 경’에 대한 묘사는 평면적 등장인물에게 입체감을 부여한다.매슈스가 자신의 음모론 망상을 소설로 썼다면 큰돈을 벌었을지도 모른다. 18세기의 댄 브라운이 되었을지도.
매슈스가 서른 살쯤 되었을 때 그의 뇌는 (그의 허락을 받지 않고) 정교한 픽션을 만들어 내겠다고 마음먹었다. 매슈스는 평생 그 픽션 속에서 살았다. 우리는 망상적인 정신분열병 환자의 창조성과 창의적인 예술가의 창조성에서 유사성을 이끌어 내려는 유혹을 받는다. 실제로 수백 년 동안 광기와 천재적인 예술적 재능의 연관성은 일종의 문화적 상투어였다. 바이런은 시인에 대해 “우리, 그 기예를 가진 자들은 모두 미치광이다.”라고 말했으며 존 드라이든은 「압살롬과 아히도벨」에서 “위대한 천재들은 확실히 미친 자들과 가까워,/ 얇은 막이 그들의 경계를 나누네”라고 선언했다. 셰익스피어는 『한여름 밤의 꿈』에서 광인과 시인이 “상상력으로 꽉 차”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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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광기와 창조성의 연관성은 빈센트 반 고흐가 귀를 자르고, 실비아 플래스가 가스 오븐에 머리를 넣어 자살하고, 그레이엄 그린이 러시안 룰렛을 하고, 버지니아 울프가 호주머니에 돌멩이를 가득 채운 채 우즈 강에 투신하는 등의 일화적인 기행으로 치부되었다. 하지만 지난 몇십 년 동안 중요한 증거들이 쌓였다.
심리학자 케이 레드필드 제이미슨은 양극성 장애와 분투한 사연을 감동적인 글로 남겼는데, 고전의 반열에 오른 저서 『불의 손길』에서 정신질환과 문학적 창조성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편지, 진료 기록, 전기를 토대로 해서 작고한 작가를 연구하고 또한 재능 있는 생존 작가를 연구했더니 정신질환이 만연해 있었다. 이를테면 소설가는 양극성 장애를 앓을 확률이 일반인의 열 배이며 시인은 40배나 된다. 이 같은 통계를 바탕으로 심리학자 대니얼 네틀은 “서구 문화의 정전은 대부분 광기의 세례를 받은 사람들 손으로 쓰였다는 결론을 피하기 힘들다.”라고 썼다. 수필가 브룩 앨런은 한술 더 떴다. “서구 문화 전통은 알코올 의존증 환자, 강박적 노름꾼, 조울증 환자, 성 약탈자(약탈적인 성폭력 범죄를 유발하는 정신이상이나 인격 장애를 앓는 환자) 내지는 이런 성향을 두세 개 혹은 전부 가진 사람들이 지배한 듯하다.”
정신병리학자 아널드 루드비히가 정신질환과 창조성의 관계를 대규모로 연구해서 발표한 『천재인가 광인인가』에 따르면 저명 시인의 87퍼센트와 저명 소설가의 77퍼센트가 정신장애를 앓았다.비즈니스, 과학, 정치, 군사 등 비예술 분야에서 뛰어난 성취를 이룬 사람들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었다. 또한 대학에서 시작법 강좌를 수강하는 학생은 일반 학생보다 양극성 성향이 컸다. 창작가는 양극성 우울증을 앓을 위험이 크며 정신분열증 같은 정신병에 걸릴 가능성도 더 크다. 따라서 저명 작가가 알코올이나 약물을 남용하거나 정신병원에 수용되거나 자살할 확률이 훨씬 높은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그런데 외로움, 욕구 좌절, 기나긴 몽상 같은 작가의 성향이 역으로 정신질환을 촉발했을 가능성은 없을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창작가의 가족과 친척을 연구했더니 유전적 공통점이 발견되었다.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가족(특히 직계 가족) 중에 예술가가 더 많은 경향이 있으며 예술가는 가족 중에 정신질환자가 더 많은 경향이 있다.(자살, 시설 수용, 약물 중독 비율도 높다.)
제임스 틸리 매슈스의 터무니없는 환상에서 보듯 병든 마음은 감각을 복잡하게 짜 맞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이 이야기는 환각과 외부의 목소리, 과대망상에 구조를 부여한다. 매슈스의 괴상한 망상에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는 우리도 의외로 그와 비슷하다. 우리의 마음 또한 감각을 통해 들어오는 자료로부터 의미를 추출해 내려고 끊임없이 애쓴다. 정신이 멀쩡한 사람이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편집성 정신분열병 환자의 이야기처럼 극적으로 일탈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곧잘 일탈한다. 이것은 이야기하는 마음을 얻은 대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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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이야기하는 마음이 우연히 발견되었다.(정확히 말하자면 분리되었다.) 조지프 보건이라는 신경 외과의가 중증 간질 환자를 설득해서 위험한 실험적 치료법을 시술한 덕이었다.보건은 환자의 두개골 꼭대기에 작은 구멍을 뚫고 특수 톱을 구멍에 집어넣어 두개골 피판을 열었다. 그러고는 뇌를 보호하는 섬유질 막인 경막을 잘랐다. 그다음 뇌량이 보일 때까지 뇌의 좌엽과 우엽을 조심스럽게 벌렸다. 뇌량은 신경 섬유 다발로, 좌반구와 우반구 사이에서 정보를 보내고 받는 역할을 한다. 보건은 파괴 공작원이 통신선을 절단하듯 메스를 들어 뇌량을 잘랐다. 말하자면 뇌를 둘로 가른 것이다. 좌반구와 우반구는 정보를 주고받을 수 없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작은 나사못을 써서 두개골 피판을 재결합하고 두피를 꿰맨 다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했다.
보건은 미치광이 과학자와는 거리가 멀었다. 수술은 위험하고 결과도 불확실했지만, 전직 낙하산 부대원인 환자는 백약이 무효인 치명적 발작을 겪고 있었다. 보건은 뇌량을 분리하면 발작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동물 실험에서 그런 결과가 나왔고, 사람의 경우에도 종양이나 부상으로 뇌량이 손상되었을 때 발작이 감소한 사례가 있었다. 놀랄지도 모르겠지만 보건의 마지막 승부수는 성공했다. 여전히 발작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횟수와 강도가 부쩍 줄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부작용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뇌가 분리된 뒤에도 환자의 정신활동에는 아무 변화가 없었다.
fMRI를 비롯한 뇌 영상 장비가 보급되기 전, 분리 뇌 환자는 신경과학의 은인이었다. 좌반구와 우반구를 분리하고 양반구의 활동을 연구할 수 있었던 데는 이들의 공이 컸다. 과학자들은 좌뇌가 ‘말하기, 생각하기, 추론하기’ 같은 임무에 특화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반해 우뇌는 말하기나 본격적인 인지 활동을 수행하지 못한다. 우뇌의 임무는 ‘얼굴 인식, 주의 집중, 시각 운동 과제를 통제하는 것’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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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 뇌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선구자는 마이클 가자니가이다. 가자니가 연구진은 주위로부터 늘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의 홍수를 파악하는 데 특화된 뇌 회로를 좌반구에서 발견했다. 이 신경 회로의 임무는 정보 흐름에서 질서와 의미를 찾아내 일관된 경험 기술(記述), 즉 이야기로 짜 맞추는 것이다. 가자니가는 이러한 뇌 구조에 ‘통역자’라는 이름을 붙였다. 뇌는 배선이 기묘하게 되어 있어서 오른쪽 눈으로 들어오는 시각 정보가 좌뇌에 입력되고 왼쪽 눈으로 들어오는 시각 정보가 우뇌에 입력된다. 온전한 뇌에서는 좌뇌에 입력된 시각 정보가 뇌량을 통해 우뇌에 전달되지만, 분리 뇌 환자의 경우 반대쪽 뇌가 정보를 전달받지 못한다.
가자니가는 동료들과 함께 수행한 기발한 실험에서 분리 뇌 환자에게 컴퓨터 화면 중앙의 점을 쳐다보도록 했다. 그러고는 점 오른쪽과 왼쪽에서 그림을 짧게 보여 주었다. 점 왼쪽에서 보여 준 그림은 우뇌에만 전달된 반면에 점 오른쪽에서 보여 준 그림은 좌뇌에만 전달되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분리 뇌 환자의 좌뇌에 닭발을 보여 주고 우뇌에 설경을 보여 주었다.그런 다음 환자 앞에 놓인 그림 중에서 연관된 것을 고르도록 했다. 앞서 말했듯 뇌는 배선이 이상하게 되어 있으므로 좌뇌가 인체의 오른쪽을 관장하고 우뇌가 왼쪽을 관장한다. 피험자는 오른손으로 닭 그림을 고르고(오른손을 관장하는 좌뇌가 닭발을 보았기 때문) 왼손으로 눈삽 그림을 골랐다.(왼손을 관장하는 우뇌가 설경을 보았기 때문)
그 뒤에 분리 뇌 환자에게 왜 그 그림을 골랐느냐고 물었다. 피험자의 반응 중에서 앞부분은 아귀가 꼭 맞았다. “닭을 고른 건 닭발 그림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피험자가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언어를 관장하는 좌반구에 닭발 그림이 입력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뇌는 말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왜 삽을 골랐죠?”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설경을 보여 주셨으니까요.”라고 제대로 답할 수 없었다. 좌뇌와 우뇌의 복잡한 상호 작용이 여러분에게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요점은 간단하다. 연구자와 소통하는 뇌 부위(좌반구)는 우반구가 설경을 입력받았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말하는 뇌 부위가 아는 것이라고는 (우뇌가 관장하는) 왼손이 앞으로 움직여 삽을 골랐다는 사실뿐이었다. 왜 그런지는 전혀 몰랐다. 하지만 연구자가 “왜 삽을 골랐죠”라고 물었을 때 피험자는 준비된 답변을 자신 있게 내놓았다. “닭장을 치우려면 삽이 있어야 하잖아요.”
인간의 좌뇌는 전형적인 안다니로,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좌뇌는 지독한 설명꾼으로, 입을 다물기보다는 어떻게 해서든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야 만다. 좌뇌와 우뇌가 따로 노는 분리 뇌 환자조차 이야기를 어찌나 교묘하게 지어내는지 실험실에서가 아니면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이다. 가자니가의 연구가 분리 뇌 수술을 받은 간질 환자 수십 명에게만 적용된다면 그다지 관심을 쏟을 필요가 없을 테지만, 이 연구는 멀쩡한 보통 뇌를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한 실마리를 던진다. 이야기하는 마음은 메스가 뇌량을 자르는 순간에 창조되는 것이 아니다. 뇌를 분리함으로써 비로소 이야기하는 마음을 연구할 수 있게 되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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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하는 마음은 왼쪽 눈의 위쪽과 뒤쪽으로 3~5센티미터 지점에 사는 호문쿨루스(난쟁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난쟁이는 인기 텔레비전 드라마 「CSI」의 법의학 전문가를 비롯해 수많은 픽션 속 탐정들을 위한 길을 닦은 위대한 문학적 조상 셜록 홈스와 공통점이 많다. 아서 코넌도일이 그려 낸 홈스는 범죄 수사의 천재로, 범죄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의 뉴턴이라 할 만하다. 홈스는 시체나 빈약한 단서 같은 특정한 결과를 관찰해서 이로 귀결되는 풍부한 이야기를, 그러니까 치정이라거나 독극물이라거나 브리검 영과 모르몬교 신도들의 미국 서부 탐험 같은 완전한 이야기를 머릿속에 그려 내는 신통력이 있다.
모든 사람의 뇌에는 작은 셜록 홈스가 들어 있다. 그의 임무는 지금 관찰되는 것을 ‘역추리’해서 특정한 결과로 귀결된 원인의 질서 정연한 연쇄를 밝히는 것이다. 진화가 우리 속에 홈스를 넣어 둔 까닭은 세상이 실제로 이야기(음모, 책략, 제휴, 인과 관계)로 가득하며 이를 탐지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야기하는 마음은 중대한 진화적 적응이다. 그 덕에 우리는 삶을 일관되고 질서 정연하고 의미 있게 경험한다. 삶이 지독하고 소란스러운 혼란에 머물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야기하는 마음은 완벽하지 않다. 마이클 가자니가는 좌에 살면서 이야기를 지어내는 호문쿨루스를 50년 가까이 연구한 끝에 이 난쟁이가 온갖 부인할 수 없는 미덕이 있음에도 이따금 터무니없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야기하는 마음은 불확실성, 임의성, 우연의 일치에 질색한다. 이야기하는 마음은 의미 중독자이다. 이야기하는 마음은 세상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찾아내지 못하면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려 든다. 한마디로 이야기하는 마음은 진실을 말할 수 있을 때는 진짜 이야기를, 그럴 수 없을 때는 가짜 이야기를 제조하는 공장이다.
─ 조너선 갓셜, 노승영 옮김, 『스토리텔링 애니멀』, 122~133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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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이야기하는 동물”이라는 정의에서 문득 개들은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 개가 주인공인 이야기(예: 막스는 냄새 맡기 전공으로 하버드에 들어갈 수 있다)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건 인간인 나뿐! 직접 경험한 일을 이야기할 때나 소설을 읽을 때나 인간은 뇌의 같은 부분을 쓴다는 점에서는 《한편》 3호의 임보라, 「어두운 사건들을 통과하기」도 떠올라요. “환상은 ‘실현 불가능한 것을 상상하는 행위’에 국한되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현실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우리는 환상이라는 개념을 경험을 내부에서 확장하는 일종의 사유로 접근할 수 있다. 경험이란 직접 겪은 사건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137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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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말할 수 있을 때는 진짜 이야기를, 그럴 수 없을 때는 가짜 이야기를 제조한다”는 부분이 흥미로워요. ‘탈진실’ 시대에는 많은 경우 ‘가짜 이야기’를 하게 될 것 같다는 예감과 함께 가짜 이야기의 범위는 소설부터 음모론까지 다양할 텐데, 이것들은 모두 이야기하는 마음이 가진 의미에 대한 욕망에서 나오는 거겠죠? 결국 가짜 이야기들의 의미를 찾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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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하는 마음에 다들 꽂혔네요! 20년 동안 방구석에 틀어박혀 작은 모욕을 곱씹으며 본인 포함 온 세상을 저주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로부터의 수기』 주인공이 생각납니다. 읽는 사람이 다 부끄러울 정도로 찌질한데, 그 집요한 악의로 가득찬 독백에서 문득 나 자신의 모습이 겹쳐질 때!
어떤 공포물보다도 서늘함을 느끼게 됩니다. 반으로 갈라진 뇌가 서로 다른 기능을 담당한다는 사실에서는 이탈로 칼비노의 『반쪼가리 자작』이 떠올라요. 선한 쪽과 악한 쪽으로, 정확하게 반으로 갈라진 반쪼가리 자작이 서로 다른 종류의 악행과 사고를 치면서 마을은 점점 더 혼란에 빠지는데…… 그럼 이 반쪽이들이 합쳐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요? 최고의 스토리텔러 칼비노를 직접 만나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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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많이 읽는 사람일수록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아이들은 배고플 때도, 무서울 때도 본능적으로 이야기를 가지고 논다는 사실은? 이야기가 인간을 무방비 상태로 만들어 가장 깊숙한 신념까지 바꾼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스토리텔링 애니멀』은 수만 년 전 원시인에서 현대의 영화 관람객까지, 인간을 사로잡는 스토리텔링의 모든 것을 알려 준다. 과학적 인문학 운동의 선두 주자인 영문학자 조너선 갓셜은 진화 생물학, 심리학, 신경 과학의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인간의 스토리텔링 본능을 밝혀낸다. 한 흥미로운 실험에 따르면 픽션 독자는 논픽션 독자에 비해 높은 공감 능력과 사회적 능력을 보였다. 이야기는 재미와 쾌감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복잡하고 어려운 사회적 삶을 헤쳐 나가도록 실제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다. 오늘날 소설, 영화, 드라마뿐 아니라 광고, 게임, 교육에서도 위력을 떨치고 있는 스토리텔링이 인간을 어떻게 빚어내는지, 그리고 우리는 스토리텔링의 힘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어떤 이야기보다도 흥미진진하게 들려주는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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