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백 번째 편지

 

 

벌써 100통!

$%name%$ 님, 매주 수요일 아침마다 보내드린 《한편》의 편지가 벌써 100통이 되었습니다! 2020년 1월 첫 편지 이래로 여러 이야기를 구독자 여러분과 함께 읽었는데요. 오늘은 구독자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이에요. 99번째 편지의 설문조사 결과를 같이 읽어 봅시다!
 《한편》의 편지를 얼마나 받아 보셨어요?
《한편》의 편지를 받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다는 분들이 가장 많았어요! 어떻게 이 편지를 알게 되고, 또 관심을 갖게 되셨는지도 궁금한 걸요. 그다음으로는 1년은 된 것 같다는 분들이 이어지네요. 그리고 생각보다 높은 응답률에 놀랐는데요, 2020년 1월 첫 편지부터 함께했다는 분들도 무려 21.5퍼센트에 달합니다!  모두 앞으로 더 오랫동안 《한편》의 편지와 함께해 주세요!
기억에 남는 편지가 있나요?
저도 요즘 꽤 많은 뉴스레터를 구독하면서, 사실 어떤 메일은 열어 보지도 못하고 지나간 적도 많은데요. 바쁜 현대인에게 어쩔 수 없는 일일까요……. 그런 와중에 누군가의 기억에 남는 편지가 하나라도 있었을까요? 고맙게도 70퍼센트에 가까운 분들이 기억에 남는 편지가 있었다고 답했고, 특히 25퍼센트는 ‘여러 통’ 있었다고 답했어요. 제목은 열심히 읽고 있다고, 사실 기억이 잘 안 난다고 솔직히 답해 주신 여러 분들도 고맙습니다. 2022년 새해에는 도저히 안 열어 볼 수 없는 제목, 일단 보면 잊을 수 없을 내용을 꾸려 보겠습니다. 
  편지의 난이도는 어떤가요?
편지의 난이도는 쉽다는 쪽보다는 어렵다는 쪽이 살짝 더 많았어요.  그렇지만 가장 많은 것은 역시 ‘무난하다’는 평이었습니다. 《한편》의 편지는 ‘너무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선뜻 집어들지 못했던 책의 한 대목을 그냥 읽어 보자는 제안을 보내고 있는데요. 이런 제안이 잘 전달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될까요? 한번 끝까지 읽어 보면, 뭔가 다르니까요. 저는 편지를 준비하면서 처음 읽은 책도 많았는데,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라 ‘이게 이런 글이었다고!’ 하면서 놀랐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어려움이라는 벽을 넘어 이런 기쁜 놀라움을 잘 전해 드릴 수 있도록 더 고민할게요! 
 《한편》의 편지는 인문잡지 《한편》과 함께하는데요. 
인문학의 좋은 점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인문학의 좋은 점이라…… 설문조사에 직접 참여하면서 이 질문 앞에서 조금은 아득해졌던 기억이 나요.  가장 많은 답변은 바로 ‘유익하다’였어요. 다음으로는 ‘재미가 있다’와 ‘유식해진다’가 똑같은 답변 수를 기록하고 있네요. ‘뭔가 비판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많았고요, ‘이야기할 거리가 생긴다’는 의견도 뒤를 바짝 좇고 있네요. 비판과 이야기하기란 모두 대화로 통한다는 생각도 들고요. 학업, 직업과 연관성이 있다는 인문학 학인과 직인들의 응답도 이어졌습니다.


《한편》이라는 잡지를 만들고, 매주 편지에 넣을 글을 고르면서 항상 생각하는 건 먼 곳의 남 일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나와 아주 가깝다고 느끼는 데서부터 출발하자는 것인데요. 앞으로도 ‘나에게 도움이 된다’는 인문학의 장점, 곧 나와 연결되어 있다는 이 느낌을 더욱 중요하게 두고 생각해 보고 싶어요.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이런 한 말씀도 소개해 드려요.
 
“특히 <한편>을 읽으면, 요즘을 관통하는 키워드에 대하여 더욱 깊은 통찰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친구들 사이에서 아는 척 할 수 있어요 ㅎㅎ”
 
 앞의 질문과 이어지는데요. 
인문학의 싫은 점도 이야기해주세요.
이번 설문조사의 절정 부분이군요. 인문학의 싫은 점 1위는 바로 ‘어렵다’였습니다! 이 답변은 저도 골랐던 것 같아요.  그다음은 무엇이 왔을까요?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 많은 분이 ‘다른 일을 하느라 바빠서’를 골라 주셨네요. 해야 할 것도, 보고 읽고 들을 것도, 궁리해야 할 것도 많은 와중에 인문학의 우선순위란 얼마나 아득하게 내려가는지, 정말 남의 얘기가 아녜요. 다음으로는 ‘재미가 없다’,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가 많다’, ‘책을 읽으라고만 해서 싫다’라는 답변이 차례로 이어집니다. 기타 의견으로 ‘싫은 점이 없다’라고 답해 주신 당신이야말로 인문학 사랑러! 

 
역시 좋은 점보다는 싫은 점 얘기할 때 더욱 재밌어지는 것은 왜일까요? 여러 재밌는 의견이 많았는데, 그중 인문학에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전해 드려요.

나는 못 알아먹겠는데 엄청난 고전이라며 철학사상 손에 꼽히는 거작이라며 다른 지식인들로부터 찬사가 쏟아지는 걸 보면 그들만의 세상 같고 나만 소외된 느낌이 들어요. 인문학도 연습해야 진가를 알아볼 힘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근데 저도 그랬듯 많은 사람들이 인문학 주제에 연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사전단계가 있다는 걸 모르고 어려운 말을 맞닥뜨려서 거부감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한편》의 편지에서 무엇을 보강하면 좋을까요?
《한편》의 편지에 바란다! 100통의 편지를 맞아 업데이트를 준비하며, 무엇을 더하고 뺄까 고민 중인데요. 함께 편지를 읽어 주시는 여러분의 의견이 더없이 소중합니다! 가장 많은 응답은 ‘시의성 있는 주제와 비판적 해석’이었어요. ‘인문학에 관한 소식통’, ‘더 다양한 책을 소개하기’가 나란히 오고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개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이외에 편집자, 마케터, 디자이너 등 책 만드는 이들의 코멘트를 더 전해 달라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더욱 공격적으로, 코멘트를 더 많이 달아 달라니, 앞으로 마음 놓고 열심히 수다를 떨어 보려고 해요.
뉴스레터가 너무 길다는 의견과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뼈아프게 느껴졌지만, 그만큼 앞으로 변화해 나갈 방향에 매우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 정말 크답니다.
 《한편》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정신이 번쩍 든 한마디, 감동의 눈물이 차오른 한마디, 시원하게 하하하 웃음이 났던 한마디가 가득했어요! 그중 몇 개 소개해 드릴게요.

 
“특히 올해 출산을 한 저는 지난 한편 뉴스레터를 통해 나혜석 님이 쓴 글을 읽어보고, ‘조선 시대에도 이런 생각을 한 분이 있구나’ 하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어요.”
 
출근해서 한편 읽는 거 즐거워요. 저는 경제 사회 시사 관련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있는데 한편은 다른 결이라 저한테 꼭 필요해요.”
 
글이 넘 어려운 것 같아요 물론 생각할 수 있어서 좋긴 한데…… 가끔은 난이도 낮은 책도 소개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화면으로 긴 글을 읽는다는 사실 자체가 피로감을 가져다주는 측면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배경색 선택 등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와 별개로 한편 레터가 gif를 활용하는 방식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한편은 진짜 글 뒤에 사람 있어요!! 같은 글들이 많아서 좋아요”
 
또한 인문학이 읽고 생각하고 떠드는 일이라고 표현하셨는데, 요즘 다른 뉴스레터를 봐도 구독자 참여형 콘텐츠가 많더라고요. 한편도 그런 방식을 쓰면 더 좋지 않을까요?”
 
바쁨에 치여 그냥 지나치고 가다가도 문득 생각나서 다시 제대로 읽어보곤 했어요. 그게 《한편》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100통의 편지가 이어지는 동안 함께해 주신 여러분들께 책 만드는 이들의 한마디도 다시 전해 드려요!

검은색 바탕에 흰 글자가 눈 아프다는 의견도 소중했는데, 오늘까지만 이 형식을 유지하겠습니다.  ‘세대’에서 ‘권위’까지, 사르트에서 김수영까지 두 해가 지났네요. “하루를 만드는 건 때로는 한 편의 글”이라는 지난 카피가 떠오르는데, 산뜻한 하루이거나 심란할 뿐이거나 간에 글 하나를 부적처럼 붙잡고 사는 거죠. 새해 출간 임박인 《한편》 1월호 주제는 ‘중독’…… 뭔가 보여드릴 테니 많은 정기구독 부탁드립니다.

와, 정리하고 보니 정말 대단한 것 같아서 자꾸 자축하게 되는걸요! 백 통의 편지가 이어지기까지 함께해 준 모든 분들께 정말 고맙습니다. 어쩌다 보니 연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와 맞맞물려 이 모든 행위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해 온 일을 돌아보고 앞으로 할 일을 계획하는 것이요. 

지난 주 설문조사를 하고 저의 메일함을 열어 봤어요. 본문은커녕 제목조차 못 읽어 본 레터들이 수두룩했답니다. 제목과 긴 본문, 코멘트를 읽고 설문조사에도 응해 주신 구독자분들께 그저 감사한 마음이에요. 어떤 글이 지금 나의 화두를 건드리지 않는 이상 끝까지 읽어 내기란 힘들다는 생각을 매번 하는데요. ’글 뒤에 사람 있어요’ 하는 글이 많다는 피드백이 감사하고 와닿습니다. 글 쓴 사람, 그 글을 함께 읽자고 가져온 사람, 추천하는 사람의 이야기로 다가서는 레터와 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내년에도 함께해요. 

새해에 출간될 《한편》 7호의 표지가 확정되어 신나는 오늘… 내년 목표가 뭐냐는 친구의 질문에 말문이 턱 막히던 오늘 백 번째 《한편》의 편지를 위한 코멘트라니 연말이네요(?) 저 또한 ‘글 뒤에 사람 있어요’라는 표현이 마음에 너무 와닿아요. 구독자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 총 아흔아홉 통의 편지를 발송한 팀 《한편》 사람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존경과 사랑을 보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혹은 지루하게 주어진 일을 하는 와중에도 잠시 틈을 내어 편지를 읽고 반응해 주시는 독자분들께도 감사드려요. 새해에도 몸 마음 건강 챙기시면서 2022년의 《한편》이 던지는 질문에도 많은 응답 부탁드립니다. 

한편 레터를 함께 읽고 있구나, 실감할 수 있는 백 번째 레터라니 너무 좋습니다. 저의 수요일 지각길(……), 업무 워밍업, 빛 같은 잠시간의 딴짓 시간을 함께한 한편 레터, 고마워요. 글자가 빼곡한 긴 레터를 이렇게 많은 분들이 즐겨 읽어 주신다는 데서 계속 책을 만들 힘을 얻기도 합니다. 아흔아홉 개의 레터를 발행해준 편집자, 디자이너, 마케터 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해요. 내게 인문학은 어떤 의미인지 되새길 수 있는 연말이네요! 

벌써 한편 레터가 100통째라니 정말 감동이에요! 저는 솔직히 《한편 1호 ‘세대’가 나왔을 때 아무래도 인문학 잡지는 어렵지 않을까 막연한 두려움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나 처음 문턱만 잘 넘어가면 인문학의 재미가 무엇인지 서서히 스며들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설문조사에서 “재미있다”에 한 표를 남겼거든요!

그리고 한편을 읽을수록 다른 사람들은 이 글을 읽으며 어떤 생각을 했을지, 어떤 부분을 깊이 있게 보았을지 궁금해지기도 하더라고요. 다른 분들의 코멘트를 읽으며 사유가 확장되는 경험도 한 적이 있고요. 저는 특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들의 코멘트도 많이 읽고 싶어요. 민음사 홈페이지 연재 게시판에 있는 《한편》의 편지에 댓글로 코멘트를 남길 수 있으니 이야기 많이 나누며 앞으로도 한편 101통, 102통 쭉─ 읽어 나갔으면 좋겠어요.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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