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노래』 제 44회 동인문학상 시상식 현장 스케치!
바로 어제였죠, 지난 11월 20일(수)에 제44회 동인문학상 시상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이에, 『지상의 노래』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어 부끄러움이 없다고 하셨던 이날 시상식의 주인공, 이승우 작가님을 현장에서 만나뵈었더랬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문인, 출판인들이 함께 자리하며 뜨거운 축하의 마음이 오갔던 현장, 사진과 함께 지금부터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진행된 제44회 동인문학상 시상식 현장입니다.
‘동인문학상’은, 한국 현대문학의 개척자인 김동인 선생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55년에 월간 사상계가 처음 제정한 상으로,
현재는 단행본으로 출간된 장편 소설과 소설집을 심사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현재까지 1956년 제1회 수상작부터 이번 이승우 작가님의 『지상의 노래』까지,
총 46명에 이르는 수상자를 배출해낸 대표적인 문학상 중 하나입니다.
공식적인 시상식 진행을 기다리는 이승우 작가님의 모습입니다.
동인문학상 심사위원을 비롯, 시상식에 많은 분들께서 자리해주셨습니다.
시상식에 참석한 동인문학상 심사위원의 모습이 보입니다.
(왼쪽부터) 김주영 선생님, 김화영 선생님, 신경숙 선생님, 오정희 선생님께서 함께해주셨네요.
동인문학상 심사위원을 오랫동안 맡아주신 이후 현재 명예심사위원으로 위촉되신 유종호 선생님(오른쪽)과
김동인 작가의 차남이신 김광명 한양대 명예교수(중간), 축사를 해주신 김정환 시인(왼쪽)의 모습도 함께 보입니다.
동인문학상 심사위원을 대표하여 신경숙 작가님께서 심사경위를 낭독해주셨습니다.
이번 동인문학상 최종심은 소설가 박경리의 고향이자 묘소가 있는 경남 통영에서 열렸다. 최종심에 오른 작품은 4편. 권여선의 단편집 『비자나무숲』, 박성원의 단편집 『하루』, 이기호의 단편집 『김박사는 누구인가』, 이승우의 장편 『지상의 노래』. 심사위원들은 장시간 토론 끝에 단 한 명 만을 적어내는 무기명 투표를 실시했고, 결과는 이승우 4표, 박성원 2표였다. 더 이상의 투표는 필요하지 않았다.
2013년 동인문학상 심사독회는 2012년 8월 1일부터 2013년 7월 31일까지 출간된 작품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매월 진행됐다. 모두 10회의 독회를 통해 24권의 책이 1차 후보작에 합류했고, 심사위원이 각각 4편씩을 적어냈던 9월 독회의 투표에서 위 4작품이 최종심 후보작이 됐다.
예심과 결심으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문학상과는 달리, 동인문학상은 그 책이 출간된 시점에서 매월 독회를 실시한다. 작게는 3~4권, 많게는 10권의 장편과 소설집을 매달 읽고 의견을 나눈다. 그리고 그 달의 추천작을 뽑고, 차곡차곡 그 추천작을 쌓아 올린다.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작업이다. 심사위원들은 동인 독회에 대해, “고통스런 작업이지만, 한국문학이 나를 관통하는 느낌을 주는 소중한 시간들”이라고 말했다.―동인문학상 수상작 선정 위원회
이어 김화영 선생님께서 ‘수상작 선정의 말’을 직접 낭독해주셨습니다.
이승우 씨의 『지상의 노래』는 책이기 전에 하나의 거대한 거울이다. 이 거울은 삶의 뜻을 가리키는 암시들로 은은하건만, 역설적이게도 여기에 비쳐 보이는 것은 무지와 맹목에 사로잡힌 인간의 가련한 행태다. 저 은약(隱約)을 제멋대로 해석해 제 욕망을 채우는 일로 골몰하는 탓이다. 그래서 명분은 그럴 듯하나 실태는 추악한 일들이 인간사를 뒤덮는다. 그러나 그 일로 심히 고통하고 섬뜩 깨닫는 사람들이 또한 있어, 죄악의 덩굴 속에서 참회의 여린 실을 자아 지상의 노래를 울게 하니, 비로소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저 ‘노래’가 세상에 삼투하는 과정은 한결같은 고통으로 참혹하지만 거듭되는 각성으로 독자를 전율케 한다. 그걸 울게 한 자는 수없고 그걸 우는 이는 적으나, 그 울음에 공명할 이도 무한정이라, 여울들이 큰 강으로 모이듯, 저마다 다른 소리들이 하나의 교향악을 이루어내니, 장편소설의 진수에 다다른 것도 큰 보람이다.
―동인문학상 수상작 선정 위원회
제44회 동인문학상 상패와 상금을 수여받는 모습입니다. 다시 한 번, 깊이 축하드립니다.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던 축하 꽃다발이 이렇게나 많이 쌓여있네요.
수줍은 미소로 화답하는 이승우 작가님의 모습이 좋고, 뭉클합니다.
이어, 이승우 작가님께서 준비해오신 수상소감을 낭독하는 시간이 마련되었습니다.
자기를 위로하기 위해 멀리서부터 찾아온 친구들을 귀찮아하는 것처럼 보이는 욥의 모습은 좀 의아합니다. 욥기 이야기입니다. 그는 친구들과 벌이는 이상한 신학 논쟁으로부터 달아나 전능자에게로 가려고 하는데, 그것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문제를 풀 수 없다고 생각해서일 겁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욥은 자신의 현실을 다른 영역으로 옮겼습니다.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와 씨름하는 일이고, ‘커튼’ 너머를 보는 일이고, 또 자아의 미궁을 탐색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그것이 소설을 쓰는 일입니다. 이해할 수 없고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 사람들은 이야기(신화)를 만들었습니다. 여전히 이야기를 통하지 않고는 표현될 수 없고 전달될 수 없는 진실들이 있어서 우리는 소설을 읽고 씁니다. 아직 소설을 쓸 수 있어서 고맙고, 내가 쓴 소설로 격려 받을 수 있어서 기쁩니다. ‘너머’를 보고 씨름하고 탐색하는 이 일을 계속하겠습니다. 익숙해지지 않으려 안간힘 쓰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념 촬영이 이어졌습니다.
편혜영 작가님, 김연수 작가님, 김중혁 작가님, 강유정 평론가님, 장은수 대표님 등
워낙에 많은 분들이 자리해주셔서 단체 사진도 여러 번 촬영했더랬습니다.
마지막으로 민음사에서 왔다고 인사드리며 촬영한 작가님의 사진입니다.
이날 새로이 전해주신 수상 소감의 말씀 중에서도, 하나하나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작가님께서 ‘다짐이 아니라 계획’이라고 말씀 전해주셨던 것처럼, 앞으로도 좋은 글 “아주 오래, 많이” 써주시길,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이상으로, 이승우 작가님과 함께했던 제44회 동인문학상 현장 스케치를 마칩니다.
거듭해 작가님께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