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오늘의 작가상》 & 제31회 《김수영 문학상》 시상식 스케치

12월 13일(목) 오후, 민음사 사옥에서는 제36회 《오늘의 작가상》과 제31회 《김수영 문학상》 공동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장편소설 『능력자』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신 최민석 작가님과 시 「구관조 씻기기」외 54편으로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하신 황인찬 시인께서 함께 자리해주셨습니다.

 

먼저 진행된 《오늘의 작가상》 시상식, 박맹호 회장님께서 자리하셔서 상패와 상금을 전달해주셨습니다.

 

다음으로는 제31회 《김수영 문학상》 시상식이 곧바로 이어졌습니다.

 

두 작가님의 수상에 대해 축하의 말씀을 전해주시는 회장님. 최민석 작가님께는 『능력자』에 대한 놀라운 반응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며 작품의 건승이 이어지기를 기원하셨습니다. 또 황인찬 시인께는 아주 유능한 시인을 발굴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며, 갓 출간된 시집을 재미있게 읽으셨노라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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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 가는 길』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셨던 조성기 작가님께서 축하의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핸드헬드 기법으로 촬영한 다큐멘터리 화면처럼 흔들거리고 위태롭고 아슬아슬한 에피소드들이 때로는 거친 원석 같은 매력을 발산하며 아주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매우 시적으로 형상화된다. 또한 삶에 대한 치열한 천착은 고통과 정면 대결하겠다는 작가의 땀과 굳은 결기를 느끼게 하며, 단숨에 읽히는 필력과 장편 서사에 대한 집중력은 이미 뛰어난 수준에 올라 있음을 의심치 않게 한다.” ―제36회 《오늘의 작가상》 심사평 중에서

 

《김수영 문학상》 수상자이자 심사위원이신 김기택 시인님께서도 축하의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수상작에서 우리가 주목한 것은 우리 시단에서 보지 못한 새로움과 다름이었다. 수상작의 새로움과 다름은 재능 있는 시인이라면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좋다고 해서 흉내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유행될 수 있는 종류의 것도 아니다. 이 시가 무엇이 좋고 다른지를 아쉽게도 내 능력으로는 잘 말하기 어렵고 나는 그저 시가 발산하는 매력에 흠뻑 젖을 수 있을 뿐이다.” ―제31회 《김수영 문학상》 김기택 심사위원 심사평 중에서

 

이어 최민석 작가님께서 수상 소감을 말씀해주셨습니다. 헤밍웨이처럼 모든 정열을 일찍이 작품에 다 쏟아붓고 바카디를 마시며 쓸쓸하게 노년을 마감하느니 중간중간 실망도 시켜드리면서 오래오래 작품을 쓰고 싶노라고, 유쾌한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이 소설은 은퇴한 복서가 미치광이로 살아가는 이야기다. 실제로 나는 은퇴한 한 명의 복서를 만났다. 전 세계 챔피언이었고, 그의 삶은 내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그러한 측면에서 김환진 전 세계 챔피언에게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아울러 이 소설에 영감을 준 두 번째 인물은 나 자신이다. 작년 중후반 삶의 나락으로 추락한 적이 있었다. 그때의 질퍽했던 경험들이 이 소설의 큰 동인이 됐다.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처럼, 당시의 나는 삶의 비극 속에 있었지만, 뒤돌아보니 결국 하나의 희극으로 완성되었다. 늪의 시간 동안 웃음을 잃지 않았던 자신에게도 감사와 위로를 건넨다. ―제36회 《오늘의 작가상》수상 소감 중에서

 

이어 황인찬 시인께서 수상 소감을 말씀해주셨습니다. 김수영에 대한 소회는 늘 의식하고 있는 존재이기에 ‘찜찜함’이라는 감정이 더 크지만, 큰 상을 받게 돼 기쁘다는 말씀을 함께 전해주셨습니다.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 어떤 것은 어떠해야 한다는 것이 나에게는 언제나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시 쓰는 일이 갈수록 어려웠고, 그래도 계속 시를 썼다. 그 이유는 나도 잘 모른다. 다만 어떤 강령이든 그것과 비껴가는 방식으로 써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강령을 의심하면서, 내 의심조차 의심하면서, 이러한 내 꼴이 너무나 부끄럽지만 그러한 부끄러움조차 무릅쓰면서.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방식으로. 백지가 되거나 백치가 되는 방식으로. 그러나 무엇이 되겠다는 생각조차 버린 채로,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하지 않고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 생각하면서  천천히 둘러보겠다. 더욱 천천히 둘러보겠다 ―제31회 《김수영 문학상》수상 소감

 

이렇게 시상식이 모두 마무리가 되고, 기념 사진 촬영이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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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작인 『구관조 씻기기』는 민음의 시 189번으로 출간되었으며,

계간 《세계의 문학》 146호에서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