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화요일 『불확실한 세상』의 저자 세 분의 강연회가 신사동 민음사 본사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평일저녁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열띤 강연과 토론의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사회- 도서평론가 이권우 선생님(이하 이): 이번 강연에서는 『불확실한 세상』 저자 분 중 세 분을 모시고, 각기 전공 분야에서 불확실한 세상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정치 컨설팅 ‘민’ 대표이신 박성민 선생님,이 책의 기획자이며 많은 과학 책을 쓰신 프레시안 강양구 기자님, 시민과학센터 운영 위원이신 김명진 선생님이십니다. 각기 정치, 환경, 과학 분야에서 불확실성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말씀 나눠 보도록 하죠.
박성민 선생님(이하 박): 저는 정치 컨설턴트이기 때문에 정치 프레임의 변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드릴까 합니다. 패러다임이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집단적인 인식의 틀이 바뀌는 것을 말합니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이것은 현실을 바꾸는 동력이 됩니다. 우리는 과학과 기술이 부상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다 좋은데 한 가지 어려운 점이 있어요. 기존의 법과 규범이 파괴되고, 합리성이 소멸된다는 것이죠.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정치 분야에서는 비주류가 뜹니다 비주류 중의 비주류인 오바마가 주류인 힐러리 클린턴을 이겼고, 이명박도 비주류인데 여의도의 주류인 박근혜를 이겼어요. 또 디지털이나 인터넷 혁명으로 많은 게 달라졌고 정치인들의 지지율이 급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15시간 이상을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죠. 연예인들은 완전히 옷을 벗고 광장에서 대중들에게 노출되어 있습니다. 정보화와 세계화가 지지율 급락을 트렌드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정치가 몰락합니다. 이것은 정치인의 몰락이고, 정치 제도, 정치 철학의 몰락입니다. 철학자 헤겔이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녘이 되어서야 난다고 한탄했듯이, 그런 상태입니다.
김명진 선생님(이하 김): 보통, 과학이라는 것은 다른 학문들에 비해 훨씬 더 이론의 여지가 없는 빼도 박도 못하는 지식이라고 여겨집니다. 하지만 80년대 이후에 사회구성주의, 또는 과학지식사회학(SSK)이라는 분야가 나오면서, 과학이 정말 확실한 지식을 제공하는가에 대해 반기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실험을 하는 과정에서 실험자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공식화할 수 없는 암묵적 지식과 숙련에 의존하는데 실험 결과라는 것이 확실한 결과만을 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실험이 잘 되지 않았을 때, 애초의 실험이 잘못된 건지 실험자가 잘못한 건지 아니면 다른 실험자가 잘못한 건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죠. 과학 실험의 경우도 불확실성이 있는데 실험실 바깥으로 나오면 더욱 불확실성이 커지게 되다 보니 일반인들이 기존에 갖고 있던 보편적이고 확실한 지식으로서의 과학의 이미지와 충돌합니다. 일반인들이 ‘왜 과학자라는 사람들이 GM 식품을 먹으면 안전한지 안전하지 않은지 그런 것도 몰라?’ 할 때, 실제로 과학자들도 잘 모릅니다. 그래서 A는 쥐에게 먹였더니 안전하다고 하는 반면 B는 반박한다든지, 누구는 배경에 어느 기업, 또는 환경 단체가 있다든지 하는 식으로 얘기가 번져가게 되죠. 브라이언 윈에 따르면 불확실성, 즉 위험과 확률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위험, 불확실성, 무지, 미결정성으로 나뉜다는 것이죠. 위험이란 우리가 확률을 아는 경우입니다. 여기에 비해 불확실성은 지구 온난화처럼, 문제의 일반적인 변수들만 알고 확률은 모르는 경우를 말합니다. 또 윈에 의하면 심지어 무지의 영역도 존재합니다. 이는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로,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에 괄호를 쳐 버리고 연구 대상으로 삼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결정성이란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열려있는 영역입니다. 지구 온난화, 광우병, GM 식품 같은 사례들의 위험은 이처럼 불확실성, 무지, 미결정성이 뒤섞인 형태로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로부터 배울 수 있는 교훈은 과학 지식에 대해 과도하게 확신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문가 지식의 한계를 인정하고, 실패에서 배우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특정 기술의 수용 여부에 대해 대중적 합의를 거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좋은 말씀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강양구 기자님 차례인데요, 강양구 기자님은 불확실성뿐만이 아니라 여기에 대한 대안까지도 제시하셨습니다. 잘 들어보시고 믿을만한 대안인지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강양구 선생님(이하 강): 저는 이 책에서 세 가지 이야기, 즉 기후 변화, 자원 고갈 문제, 또 원자력 에너지가 그다지 믿을만한 대안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구가 더워지고는 있으며 그 결과 상당히 심각한 변화를 일으키리라고 여겨지지만, 거기에 대해 몇몇 과학자들, 석유회사 등이 이견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불확실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대해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먼저 지구 온난화가 얼마나 심각한 양상으로 나타날 지 불확실한데도 낙관론자, 소위 회의론자들은 이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그 막대한 돈으로 다른 일에 쓰는 게 더 낫다고 주장합니다. 낙관론이 옳을 수도 있겠지만 간과되어선 안 될 점이 지구 온난화의 부정적 영향인데 이 부분은 충분히 강조될 필요가 있습니다.
또 기후 변화 뿐 아니라 석유가 고갈되어 가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자원 고갈 문제에 대해서는 지적으로 성실한 사람들조차도 낙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원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석유가 없는 삶에 대해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운 좋게도 자원 고갈 문제에 대응하다 보면 기후 변화 문제에도 접근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후 변화는 지구 온난화 때문에 생기고, 지구 온난화는 온실 기체 때문에 생기는데, 온실 기체는 다름 아닌 석유를 태워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더해 원자력 에너지 문제도 얽히게 되죠. 원자력 에너지가 유용한 대안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쏟아지는 질문이 첫 번째, 불확실성이 있다면 그것을 어느 정도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는가하는 것입니다. 불확실성이란 것이 제거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또 불확실성의 문제가 어떻게든 해결될 수는 있다고 해도, 해결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며, 그 시간 안에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해야 하죠. 두 번째 지구 온난화 문제에 불확실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만약에 그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으면 그것은 결국 사기가 아닌가하는 식의 문제 제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구 온난화보다 훨씬 덜 심각한 문제에 대해서도 보험을 드는 등 많은 준비를 하지 않습니까? 게다가 기후 변화와 자원 고갈 문제 등 여러 문제가 동시에 해결될 수 있는데 왜 대응하려 하지 않는 걸까요. 이런 전 지구적인 문제에 대해 전 세계가 공동으로 대응하는 것만으로 도 후손들에게 조롱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강양구 선생님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극소수더라, 라며 회의적으로 얘기하시는 분들, 여기에 대한 저의 대답은 누가 귀 기울일 것을 생각하지 마라는 것입니다. 당신 자신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면 거기에 대응하면 될 것입니다.
이: 이제 이 자리에 참석하신 분들로부터 질문을 받겠습니다.
참석자 질문 1: 박성민 선생님에게 질문이 있습니다. 디지털 혁명과 정치인들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현상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하지만 노무현이나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기까지는 디지털 혁명이 큰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인데, 그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박: 디지털 혁명은 기존의 질서를 재편하는 역할을 합니다. 기존에는 나이 많은 사람들이 힘을 갖고 있었는데, 그건 세상을 살아 온 경륜이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금은 이런 것이 뒤집어져, 나이를 한 살 씩 더 먹는다는 것은 이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더 잘 모르게 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오바마나 부시, 고이즈미 같은 정치 지도자들의 지지율이 급락하는 현상에 대해서 봅시다. 이런 흐름은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되고 대중화된 세계화란 용어와 관련 있습니다. 오바마나 부시 등의 지도자가 등장할 무렵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각 산업 별 이해관계가 갈라지기 시작합니다. 부시 등은 대통령이 되고 나서 통합의 전략을 구사하지 않고, A그룹을 적으로 만들고, B그룹과는 친하게 지내는 등의 전략을 폈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통합을 지켜내기가 굉장히 어려워졌습니다. 물론 노무현 전대통령 등은 돌발 영상, 트위터 같은 수단으로 지지를 얻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 이렇게 순식간에 지지를 얻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양날의 칼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참석자 질문 2: 강양구 기자님께 질문이 있는데요, 지구 온난화와 자원 고갈을 하나만 해결하면 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대체에너지 역시 그것을 갖고 있는 권력이나 주도권을 쥐는 세력이 있을 것입니다. 특정 기업이나 특정 국가가 그런 권력을 쥐게 되었을 때, 만약 이것이 두 문제를 해결하는 키워드가 된다면, 그런 문제 역시 지구촌 공동으로 해결할 가망이 있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강: 석유 고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저는 탈석유 시대로 나가기 위한 중요한 대안으로 대안에너지를 개발하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석유 에너지 의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삶을 재편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일 지에 대해서는, 질문자 분도 그러신 것 같지만 저도 회의적입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사례 한 가지가 있습니다. 앞에서 얘기했었지만 쿠바에 자원 고갈 문제가 생긴 건 소련이 붕괴했기 때문이지만, 그 사이 소련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소련에서는 이전부터 사회주의 국가라 식료품 배급이 늦어지다 보니 개인 별로 텃밭을 허용했습니다. 이 때문에 재미있게도 소련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최소한 사람들이 굶어죽지는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최근의 로컬 푸드 운동입니다. 외국에서는 1970년대에 석유파동을 겪고 나서 지역마다 자기 지역에서 먹을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농민 장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직거래 모델은 중앙 집산제로 이뤄지는 식량의 유통체제와 대비됩니다. 이런 운동들이 자기 텃밭을 가꿔 스스로 먹을거리를 생산했던 소련 사람들처럼, 자기 공동체도 지키고 또 다른 공동체도 지켜줄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지금 말씀하신 내용은 강양구 선생님이 저술하신 『밥상 혁명』을 읽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참석자 질문 3: 김명진 선생님께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불확실한 과학에 대응하기 위한 덴마크의 합의 모델이 있다고 들었는데 자세한 내용이 궁금합니다.
김: 덴마크에는 과학 기술 사안을 전문가와 시민들이 합의해서 정책 결정에 반영하는 합의 모델이 있습니다. 포럼 형식으로 해서 GMO 문제 등 불확실성이 큰 안건들에 대해 이뤄지는데, 먼저 랜덤하게 사람들을 연령, 직업, 성별 등을 다양하게 안배하여 뽑습니다. 그리고 전문가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지식을 쌓게 한 뒤, 3박 4일 정도의 일정으로 첫날에는 전문가들이 발표하고 그다음 날에는 시민들이 전문가들의 토론을 유도하기도 하기도 하며 스스로 내부 토론을 하는 식으로 해서 합의를 이뤄냅니다.
이 포럼은 1987년에 덴마크에서 처음 시작되었고, 1990년대엔 유럽에서, 또 국내에서도 3번 열린 적이 있어요.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무리 합의 모델을 한다 해도 정책에 반영될 기회가 많지 않아 문제죠. 아시다시피 대한민국 국회가 구제불능이라 ‘그런 일’을 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덴마크에서는 이런 기술 영향 평가 포럼이 의회 산하에 있어서 그 결과가 정책에 반영되곤 합니다.
강: 박성민 선생님이 반론이 있으실 듯합니다.
박: 정치인들에 대해 불만이 많으시겠지만, 선출 권력과 비선출 권력 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출 권력을 우스꽝스럽게 만들어버리면 헌재, 검찰, 경찰, 언론, 시민단체 등 비선출 권력의 힘이 강화됩니다. 이렇게 되면 민주주의가 완전히 작동을 멈추게 되죠. 미국은 대통령의 권한이 거의 없고 연방정부가 하는 일보다 주정부가 하는 일이 더 많으며, 의회가 거의 입법권, 감사, 인사권 같은 권력을 가집니다. 로비스트들이 다른 곳이 아닌 의회에 로비를 하죠.
이에 비해 한국에서는 로비스트들이 관료들에게 로비를 하죠. 인사권도 관료들이 갖고요. 세종시 원안과 수정안 등, 여러 가지 안 중에서 고르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그 모든 안들을 관료들이 만들고 있습니다. ‘정부의 국장급 인사들과 5분 이상 얘기하지 말라’라는 말이 있듯이 협상도 세계적 수준이죠. 하지만 국회의원 보좌관 수를 더 늘이든지 해서 의회의 선출 권력을 강화시켜야 합니다. 우리를 대표해서 뽑힌 선출 권력에 힘을 줘서, 언론, 사법부 등을 견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이제 트위터에 올라왔던 질문을 두 세 개 정도 살펴보겠습니다.
트위터 질문 1: 새 기술에 기반한, 정치 주체로서의 젊은 층이 주도할 만한 새로운 흐름을 점쳐 본다면?
박: 젊은 층 정치를 주도했을 때가 60년대의 4.19세대, 6.3세대 등입니다. 이후 80년대 데모를 주도했던 젊은 세대를 보면 도덕적 우월감, 지적 우월감이 있었습니다. 이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디지털 혁명에 의해 개인화기가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전 궁금한 것이, 왜 디지털 세대가 아날로그 세대의 지배를 받고 있는 것일까요? 모든 혁명은 비주류가 하는 것입니다. 지금 20대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힘이 엄청난데도 그것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요. 386 세대가 전두환을 뒤집었다는 성취감을 공유했다면 이제 20대도 뭔가 하나를 달성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은 10~20대가 누려야 할 것을 과하게 아날로그 세대가 갖고 있습니다. 뺏어서 쟁취해야 할 것입니다.
트위터 질문 2: 새 기술에 기반한 사이버 NGO의 조직과 활동의 풍경을 그려 본다면?
박: 저는 기술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이런 것은 얘기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하워드 딘, 오바마 등을 보면 디지털식으로 선거 자금을 모아서 아날로그 식으로 썼습니다. 이들은 많은 돈을 모금해서 1시간 정도의 TV 광고를 샀죠. 그에 반해 한국의 경우 디지털 혁명이 세계에서 제일 빠릅니다. ARS 전화 한 번으로 성별, 나이, 지지 성향 등을 알 수 있는 등 굉장히 많은 것이 가능합니다. 디지털이 100마일 갈 때 정치는 3마일, 법은 1마일 간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겁니다.
트위터 질문 3: 지구 온난화의 최대 주범은 이산화탄소가 아니라 가축이 배출하는 메탄이란 말이 있습니다. 과도한 육식 문화에 대한 문제 제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강: 네 맞습니다. 온실 기체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이산화탄소와 메탄이죠. 시간의 범위를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다른데, 가령 100년 정도로 두면 이산화탄소의 영향이 큽니다. 두 기체는 오래 잔류하는 정도에 차이가 있어서, 시간 범위를 10년 정도로 두면 메탄이 이산화탄소보다 10배 정도의 지구 온난화 일으키는 힘이 크죠. 하지만 그것 자체에도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또 소가 배출하는 메탄가스도 있지만, 지구 온난화를 더 심각하게 우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은 심해의 메탄 하이드레이트라든지 열대 우림 늪지대나 툰드라 지대의 이끼 밑에 얼어 있는 메탄가스에 대해서도 걱정합니다. 지구가 더워지면 열대 우림이 파괴되고 툰드라에 얼어 있던 메탄가스가 방출되죠. 또 사람들은 석유 고갈 때문에 메탄 하이드레이트 를 일부러 긁어내기도 하지 않습니까? 이런 식의 포지티브 피드백(양성 되먹임)에 의해 메탄의 양이 증가합니다. 그래서 이 현상이 지구 온난화의 티핑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그 결과 짧은 시간에 대규모의 메탄이 방출되어 기존의 IPCC, 또는 회의적 과학자들이 실시한 시뮬레이션보다 더 심한 효과가 날 수 있다는 것이죠.
이: 강양구 선생님의 지금 이야기도 불확실한 것이죠? 오늘 세 분 말씀 잘 들었습니다. 오늘 강연을 통해 생각해볼 것이 있다면, 이런 불확실한 세상에서 우리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이런 문제 해결 과정에서 인류가 연대를 통해 피해를 입는 이웃을 최소화하며 삶을 정의롭게 전환하여 ‘윤리적 동물’로 거듭나야 하지 않을까하는 주장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불확실한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명확한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세 분의 저자가 제시한 담론을 통해 우리가 놓치지 말고 살아야 하는 중요한 점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열띤 강연을 해 주신 세 분의 저자와 참석해주신 모든 독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