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 삶을 바꾸는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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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Jane Austen)의 소설이 영원한 이유는 독자들이 그녀가 창조한 남녀 주인공의 오만과 편견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등장인물들이 자초하거나 환경이 던져 놓은 산더미 같은 난관에 한숨짓고, 엘리자베스와 다시가 결국 서로를 알아볼 때 환호한다. 소설은 등장인물과 감정의 뉘앙스를 통해 독자들의 상상력을 훈련시킨다. 대화도 소설처럼 상상력과 관심, 그리고 조용한 시간을 요구한다.

―셰리 터클,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에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출간 즉시 아마존 톱100위 & 커뮤니케이션 분야 1위!

국내 조선, 중앙, 동아, 경향 및 3대 경제지 모두 주요 기사로 다룬 책!

MIT 기술심리학자 셰리 터클의 신간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에 대한 국내외 반응입니다.

저자에 대한 인터뷰 요청이 많았는데, 셰리 터클이 현재 한창 다음 책 집필에 몰두중이라 연결되지 못해서 안타깝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셰리 터클의 이 기나긴 잔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걸까요? 우리 마음 깊은 곳에 공통적으로 어떤 두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대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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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스마트폰과 함께 성장한 첫 세대가 사회에 발을 디뎠다. 지성과 창의력을 갖춘 그들은 직업을 갖기 시작했는데, 고용주들의 증언에 따르면 뜻밖의 공포증과 불안을 안고 일터로 온다고 한다.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하고 끝내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눈을 맞추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전화기에 대고 직접 말하는 것이 불안하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가슴 아픈 질문을 던질 때가 왔다. 우리가 특정한 순간에 꼭 필요한 기술을 뜻하지 않게 우리 아이들에게서 빼앗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정과 창의성과 사랑과 일의 핵심 기술을 아이들에게서 박탈하는 것은 아닐까?

―셰리 터클,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에서

 

어린 아이 하나가 늘 핸드폰을 만지작거립니다. 질 들뢰즈에 따르면 자고로 우리는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게 되는데, 이 아이도 아빠 엄마가 그토록 애지중지하는 핸드폰에 자신도 연결되길 원합니다. 그런 아이에게 엄마는 그림책을 쥐어 줍니다. 아이가 부모와 달리 책을 좋아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아이는 그림책을 손가락으로 터치하고 누르더니, 1차원 종이 위에서 아무 반응이 없자 심통이 났는지 울음을 터뜨리고 맙니다. 맙소사, 이 아이는 유치원에 들어가기도 전에 벌써 전자기기의 즉각적인 반응에 익숙해져 잠시도 상상력을 펼칠 수 없게 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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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러한 일은 어린아이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나랑 대화를 하면서 계속 SNS에 즉답을 하고 있는 사람을 보면 처음에는 내가 이 사람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주지 못하나 보다며 자책했지만, 점차 우리가 ‘강박’에 빠져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지점이 바로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번역하게 된 이유입니다. 일각에서는 다 아는 얘기 아니냐고, 이미 다 지난 논란 아니냐며 반대가 있었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들 때문에 이 책을 출간해야 했습니다.

 

1) 셰리 터클의 말대로 이제 아이 때부터 핸드폰을 손에 쥐고 자란 세대가 사회인이 되었기 때문에 점검할 시점이 되었고,

2) 가짜뉴스 홍수라든가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라든가 하는 SNS 피로도가 지극히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 되었고,

3) 우리가 빤한 결과라든가 다 아는 얘기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학문적인 연구 결과로 정리해서 근거를 확인할 단계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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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버시가 더 큰 창의력을 끌어낸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주변 사람들과 사물에서 시선을 거둘 때 비판적으로 자신의 생각에 몰두할 수 있는데, 실험심리학자들은 그것을 상위인지(meta-cognition)라 부른다. 모든 사람은 이런 잠재 능력을 가지고 있다. 관건은 능력의 개발이다. 접속이 일상화된 삶을 살다가는 그런 능력을 잃을 위험이 있다.

―셰리 터클,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에서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가장 큰 미덕은 무엇보다도 우리가 왜 ‘고독’을 즐겨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 다시 말해 SNS에 종속되지 않고 SNS를 다스려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학문적인 바탕 위에서 설득력 있게 설명해 준다는 점입니다. 생생한 사례와 엄밀한 분석을 근거 위에서 펼쳐지는 셰리 터클의 주장은 더 이상 잔소리가 아니라 중요한 메시지가 됩니다, 나의 실천을 유도하는 자극 말입니다.

삶을 바꾸는 독서를 권해 드립니다.

 

민음사 편집부 양희정 부장

셰리 터클 | 옮김 황소연
연령 8세 이상 | 출간일 2018년 6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