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합격계급_입체북

 

 

조지 오웰, 마르케스, 헤밍웨이, 카뮈, 김소진, 김훈, 기형도.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습니다. 소설가인 동시에 기자였고 시인인 동시에 기자였죠. 누구보다 시대와 가까운 곳에서 호흡했고, 끝내 한 시대의 숨결이 된 이들의 문학은 지금까지도 우리 곁에 남아 현재를 인식하는 생각의 틀이 되어 줍니다. 그리고 장강명. 저널리스트의 속도와 감각을 내장한 작가를 손꼽을 때 장강명이 빠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사회적인 이슈를 빠르게 포착하고 문제의식을 선명하게 드러내면서도 몰입감과 재미를 놓치지 않는 작가, 발표하는 작품마다 화제를 낳는 한국 문학의 슈퍼루키! 무엇보다 한겨레문학상, 수림문학상, 제주4.3평화문학상, 문학동네작가상에 이르기까지 4년 동안 무려 4개의 문학공모전에 당선된 최단 시간 최다 문학상 수상 작가!! 이 독특한 좌표 위에 자리잡고 있는 장강명 작가가 이번에는 자신의 ‘전문 분야’인 문학공모전과 공채 제도를 통해 한국 사회의 서열주의와 학벌주의의 실체를 파고들었습니다. 오랜 기자 생활로 다져진 취재 능력은 소설을 통해서도 많은 독자들에게 알려진 사실이만,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우리는 장강명을 안다고 해선 안 될 것입니다. 장강명 첫 번째 프로프타주! 『당선, 합격, 계급』은 한국 공채 문화의 기원과 현재, 그리고 대안을 모색해 봅니다.

 

문학공모전과 공채의 닮은꼴이라니. 내용은 이렇습니다. 문학공모전은 기업 공채 제도와 같습니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고, 공정한 평가가 보장되며, 통과하기만 하면 안정된 내부자 지위를 갖게 됩니다. 그러나 문학상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데 모두 동의합니다. 문학공모전과 공채라는 특이한 제도, 간판에 대한 집착, 서열 문화, 그리고 관료주의. 기회를 주기 위해 기획된 희망의 시스템은 어쩌다 절망과 좌절의 시스템이 되었을까요?  청년실업, 헬조선, 취준생, 공시족… 이른바 청년실업자 100만 시대! 시험 자체가 부당한 계급사회를 만들고 한번 시험을 통과한 사람은 두 번 다시 지망생들의 세계로 떨어지지 않는 이 경직된 시스템, 병리적 현상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아래와 같은 질문들을 통해 핵심에 다가가 봅니다.

 

■‘입사 동기’가 영어로 뭐죠?  ■1967년 동양맥주의 대졸 신입 사원 채용 방식  ■고액 상금 공모전의 등장  ■문학공모전 다관왕이 늘어나는 이유  ■대졸 신입 공채는 3년차 미만 경력직 공채?  ■출판사 대표들이 말하는 문학공모전 제정 이유  ■삼성직무적성검사와 지방직 9급 공무원 임용시험  ■조선일보판타지문학상과 멀티문학상은 왜 실패했나  ■21회 한겨레문학상 심사 르포 ■심사위원들의 이야기  ■서체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  ■“공 모전용 작품은 당연히 따로 있다고 본다”  ■예비 소설가 283명은 왜 소설공모전 폐지에 반대했나  ■시나리오공모전은 왜 사라졌나  ■미등단 작가는 어떤 차별을 받나  ■문예지 편집위원의 옆자리  ■‘로마켓’은 왜 문을 닫았나  ■토익점수 450점인 영어 교사가 교단에 서는 이유  ■음주 운전보다 벌이 약한 음주 수술  ■‘우수 중소기업’과 ‘청년친화 강소기업’의 허실  ■‘주민이 뽑은 책’이 주민이 뽑은 책이 아닌 이유  ■창작 지원금을 받으려면 평판이 좋아야  ■시험사회, 간판사회를 넘어서  ■소설공모전을 준비하는 분들께 드리는 조언

 

착상에서 취재, 집필과 퇴고에 이르기까지의 시간만 무려 3년. 2015년부터 시작된 의문들은 발로 뛰어 취재했습니다. 로스쿨학생들의 시위 현장과 삼성직무적성검사 고사장에 찾아가 현장을 스케치하는가 하면 문학상 제도를 만든 출판계 인사나 문학상 심사위원을 인터뷰하고 문학상 심사 현장을 직접 르포하기도 합니다. 공모전 지망생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와 간판사회로 설명되는 한국사회의 착종된 욕망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갈 수 있는 해법들도 고민해 봅니다. 한 번의 시험으로 인생이 결정되는 경직된 세계에서 벗어난 새로운 세계의 가능성을 만나고 싶다면,  5월 4일 출간될 『당선, 합격, 계급』을 기대해 주세요.

 

민음사 편집부 박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