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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저널 그날 8』
앞 권만 읽으신 독자분들께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한다고 말하면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때 나는 준비해 둔 대사를 읊는다.
“주로 역사 분야의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표정을 보니 만족스럽지가 않은 모양이다. 좀 더 구체적인 답을 원하는 듯하다. 나는 즉시 다음 대사로 넘어간다.
“KBS에서 방송되었던 「역사저널 그날」이라고 아세요? 그 프로그램을 책으로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제야 이해했다는 표정이 떠오른다. 다행이다.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는 책이 있다니. 주말 저녁에 3년이 넘게 방영된 프로그램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게다가 책 자체도 방송 이상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앞서 한 대사 속에는 밝히지 않은 진실이 있다. 『역사저널 그날』 시리즈는 지금까지 총 여덟 권이 나왔다. 나는 6권과 7권, 8권을 담당했다. 산술적으로 따져 보자. 3을 8로 나누면 0.375라는 수가 나온다. 그렇다면 내가 『역사저널 그날』 시리즈에 기여한 정도는 37.5퍼센트일까? 아니다. 그보다 훨씬 낮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고,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도 있지 않은가? 선구자와 개척자의 노고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따라서 나 자신을 『역사저널 그날』 시리즈의 ‘편집자’로 소개할라치면 민망함이 앞선다.
그래도 세 권은 적지 않다. 애정이 없을 수가 없다. 아쉬움도 있다. 여러 권으로 나뉜 책이 피할 수 없는 숙명 때문이다. 하권이 상권보다 많이 읽힐 수 없고, 2권이 1권보다 많이 읽힐 수 없다. 하물며 『역사저널 그날 1』을 읽은 독자분 중에 『역사저널 그날 8』까지 읽은 분은 얼마나 계실까?
8권이 출간되면서 『역사저널 그날』 시리즈의 조선 시대 편이 완간되었다. 반환점에 도달한 셈이다. 마침 「역사저널 그날」 방송도 시즌 2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책과 방송 모두 재도약을 준비하는 의미 있는 시점에서 사심 섞인 홍보를 잠깐 하고자 한다.
6권과 7권, 8권도 1권만큼이나 재미있고 유익하답니다.
여러분, 6권에 나오는 네덜란드인 하멜의 이야기가 꽤 재미있습니다. 8권에는 작년에 화제가 되었던 효명세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에피소드도 있고요. 그러니 여러분, 부디 6권과 7권, 8권도 많이 읽어 주세요.
민음사 편집부 이황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