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국문학을, 대학원에서 현대 시를 전공했다. 유럽 중세사를 연구한 책 한 권을 읽고 과하게 심취하여 독일 유학을 결행했으나, 무모한 도전임을 깨달아 이 년 만에 돌아왔다. 서른에는 취업을 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구직 끝에 출판사에 입사, 이십 년간 편집자로 일했다. 직업상 다양한 종류의 글을 읽게 되지만, 개인적으로는 17세기 이전에 쓰인 고전들을 특히 좋아한다. 이유는, 시류에 영향 받는 견해들로부터 자유로우면서도 인간의 본연성을 탐구하는 경이와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이토록 짜릿한 고전 읽기의 즐거움을 널리 알리고 나누고 싶은데 관심 가져 주시는 분들이 적어 쓸쓸해 하던 중, 합정역 사거리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다 불현듯 깨우침을 얻었다. 책이라는 것도 노래나 여행처럼 각자의 마음 상태나 기분에 따라, 또 시절과 형편에 따라 다르게 다가오기 마련. 하여, 상황별 맞춤 책을 제안해보기로 했다. 몇 권의 책을 번역했지만 모두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한 것이었을 뿐, 글로 하는 일 중에서 번역이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다. 지은 책으로 『숙련자를 위한 고전노트』가 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너무 재밋어서 충격.
책 한 권으로 작가님과 절친된 기분.
읽어도 읽어도 질리지 않는 출발! 고전 여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