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사생활』영국 유력 일간지《가디언》소개

이응준 장편소설 『국가의 사생활』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 소개

지난 4월 북한의 무력 도발로 시국이 어수선할 무렵, 영국의 유력 일간지인 《가디언》에서 민음사로 연락을 해 왔습니다. 《가디언》 기자는 이응준 작가의 『국가의 사생활』을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며, 작가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2009년에 출간된 『국가의 사생활』은 2016년 대한민국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흡수통일 이후 5년, 통일 대한민국을 “정치적 전횡에 압제당하고 조직범죄에 의해 피폐해진, 나아가 북한 출신 극빈 계층에 의해 잠식된 절망적인 디스토피아 국가”로 그려 낸 작품으로, 우리 시대 통일 문학을 새로 개척했다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가디언》은 통일 이후 상황을 그린 이 예언적 픽션(실제로 2009년에 쓰인 이 작품에서 이응준 작가는 2011년 김정일의 죽음을 정확히 예언했습니다.)을 통해 2013년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을 읽어 내고자 했습니다. 《가디언》은 이응준 작가와 두 번에 걸쳐 전화 인터뷰를 했고, 현지 시각 27일자로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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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은 “이응준은 평온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현재 대한민국의 풍요로운 독자들에게 2016년 통일 대한민국의 섬뜩한 전망을 그려 보여 주고 있다.”라고 하며 이 책이 통일 이후 상황을 그린 유일한 작품이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또한 “이 소설의 가장 놀라운 점은 바로 그 희귀성일 것”이라며 “‘장밋빛 미래’라는 정형화된 이미지에 대한 암울한 도전을 차치하고서라도, 통일한국에 대한 묘사라는 점도 흔치 않다.”라고 했습니다.

이응준

《가디언》은 북한의 끊임없는 무력 도발과 위기에도 불구하고 통일 문제에 무관심한 한국인들을 지적하며, 남북통일에 대한 한국인의 열망, 통일의식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응준 작가는 “북한 핵 문제도 무섭지만, 그건 한때의 이슈다. 더욱더 무서운 문제는 통일 이후에 일어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또한 “문제의 복잡성 때문에 통일에 대한 논의를 피해 왔지만, 회피하려 하지 말고 정면으로 부딪쳐야 하며, 통일 이후의 상황을 준비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덧붙여 이응준 작가는 “통일은 곧 될 것이다. 감히 말해 본다면, 10년 내에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준비해야 한다. 보통 사람들이 이 사안에 대해서 말하기 꺼리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적이고 행정적인 수준에서 이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 구조적인 문제들을 가지고 있는데 정부도 아직 준비되어 있지 않다. 남한과 북한 사람들이 서로 바로 옆에 살게 될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라고 했습니다.

이응준 장편소설『국가의 사생활』은?

2016년 서울. 대한민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흡수통일한 이후 5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이곳은 양심을 잃은 부패 경찰의 횡포와 이북 출신 폭력 조직의 난립, 주민등록조차 되지 않은 대포 인간을 악용한 각종 범죄, ‘레드아이’, ‘백도라지’ 등 신종 마약의 유통, 급식소에 줄을 선 통일 빈민의 증식 등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운 신세계’다.
한편, 독립운동가 이장곤의 손자이자 인민군의 영웅이었던 리강은 이북 출신 폭력 조직 ‘대동강’의 동료 림병모가 맞은 수상한 죽음의 진상을 캐기 시작한 이래로 걷잡을 수 없이 거대한 사건에 말려들게 된다.
이북에서도 가장 악명 높았던 수용소에서 지옥을 보고 돌아온, 광기어린 조직의 괴수 오남철, 그런 오남철이 지옥에서 함께 데리고 온 영험한 박수무당 장군도령, ‘대동강’의 3인자로 2인자인 리강에게 뒤틀린 증오를 품고 있는 조명도, 이북 출신 여성 전문 유흥업소 은좌를 진두지휘하는 여장부 홍혜숙, 고위층 당원의 딸이자 촉망받는 화가의 지위에서 통일 이후 순식간에 접대부로 전락한 은좌의 넘버원 서일화, 억눌린 분노를 마음에 품고 있는 평양 출신 수재 소년 김동철, 좌절된 순수를 끊임없는 변설로 위장한 거리의 마약상 이선우, 어느 날 갑자기 리강의 눈앞에 나타난 비밀의 여인 윤성희까지.
황폐한 통일 대한민국의 하늘 아래 벌어지는, 상처와 왜곡을 안은 인물들 간의 갈등과 사건의 연속. 수수께끼의 죽음을 둘러싸고 음모와 배신의 밤이 깊어지면서 점차 가공할 진실이 드러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