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한편》 7호 ‘중독’ 표지 대공개

 

 

2022년 1월호 출간 임박

$%name%$ 님, 《한편》을 같이 읽어요! 이 겨울, 이 연말연시 《한편》 편집자들은 2022년 1월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7호 주제는 중독. 스마트폰중독, 쇼핑중독, 게임중독, 일중독, 성중독, 도박중독, 부동산중독, 알코올중독…… $%name%$ 님은 이 중에 해당 사항이 있으신가요? 몇 개인가요? 중독 부추기는 세계 속에서 맞이하는 새해.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한편으로 어둡고 강력한 중독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이번 ‘중독’ 마감에 다들 어떻게 임하고 계신가요?  저는 오랜만에 발간사를 쓰게 되어서 고뇌하고 있어요. 중독이란 무엇인가…… 왜 중독인가… 중독을 어쩌자는 것인가… 누구나 하나쯤 있는 중독이라지만 중독자의 어둠과 중독의 강력한 힘 앞에서 뭐라고 해야 할지 갈팡질팡인데요. 이제는 돌아와 책상 앞에 앉아 조용히 교정지를 붙잡는 시간이니까, 편집을 마치고 나면 전체 열 편은 자연히 이어질 거예요. 사진은 함께 읽고 있는 책 『왜 읽을 수 없는가』입니다. 인문학은 결국 종이 위에서, 생성되고 있는 문장을 고치고 바꾸면서 안착시키는 가운데 완성된다는 생각에서 ‘읽을 수 없는 문장’에 관한 편집자의 고민을 나누고 있어요.

저, 중독은 혹시 몰입이기도 할까요? 그렇다면 어서 마감에 중독되고 싶습니다.  외부의 더욱 강력한 힘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그런 모습을 떠올리며, 나 자신의 힘만으로는 넘기 불가능할 것만 같은 이 고개를 ‘나도 모르게’ 넘고 싶네요. 

다른 얘기를 하자면, 연말을 맞아 지난 한 해 되돌아보니 올해 제게 일어난 가장 큰 삶의 변화는 바로 ‘금주’였는데요. 역사상 유명한 알코올중독 예술가들과 그 주변인의 관계를 다룬 이번 호의 흥미로운 글을 편집하며, ‘나 사실 약간 중독자였던 것 같네?’라고 깨달았습니다. 술 취한 제 모습을 보며 제 파트너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이 들었을지 떠올려 보니 소름이 오소소 돋기도 했어요. 이런 경험을 어서 독자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빨리 마감을!

앞표지의 빙글빙글한 ‘중’ 자와 노란 책등이 귀엽고도 무섭네요. 중독과 딱 맞는 색과 폰트 같아요. 이상한 말이지만 저는 이번 호를 통해 제 삶에서 중독을 발견했어요. 지금까지 스스로 중독과 거리가 먼 사람이라 생각했는데요. 퇴근 후에 스마트폰만을 들여다보면서 지루하지만 놓을 수 없는 쾌락 속에 잠드는 밤의 반복이 바로 중독이라는 걸 이번 호를 편집하며 비로소 깨달았거든요.  그래서 어찌할 것인가…… 나를 중독시키는 스마트폰의 매커니즘을 이해하기, 중독된 스스로를 너무 비난하지 않기, 나가서 찬바람이라도 쐬자고 말할 친구와 연결되기 혹은 생산적인 중독자가 되기? 원고들을 한 편 한 편 읽으며 다음 경로를 모색 중인데요. 아직 마감이 실감나지 않는 지금은 복잡한 중독이라는 개념을 구석구석 잘 이해하는 것을 중독을 통과하는 첫 번째 구멍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저도 저 중독의 미로에 갇힌 듯한 서체와, 귀엽지만 광기를 품은 노란색이 정말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고백하자면, 마감이 코앞으로 다가왔고 저의 편집 기술은 콰당 나자빠진 지금, 제가 평소 중독적으로 몰입하는 행위들이 이보다 더 재밌을 수가 없네요……. 자기 조절 능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애쓰던 가운데, ‘중독’ 표지가 저의 전두엽을 조금이나마 깨워 주는 것 같습니다.

중독 앞에는 참 다양한 물질과 행위가 놓일 수 있잖아요? 새로운 문화나 기술의 부상이 새로운 중독을 낳기도 하고, ‘게임중독’처럼 질병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어나기도 하고, ‘일중독’처럼 어떤 중독은 여전히 좋은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고요. 우리가 어떤 현상을 중독이라 부르고 넘어갈 때, 어디에 방점을 찍는 셈인지, 무엇을 놓치고 가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 싶어요. 그러려면, 네, 맞아요…… 다시 원고 보러 (스마트폰 비행기 모드 켜고) 갑니다. (앗, 그 전에 피드 새로고침 한 번만 더, 딱 두 번만…….)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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