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9일(수) 저녁, 교보문고 강남점 23층에서김원중 교수님과 함께하는 『사기 열전』 파워클래식 북 콘서트가 진행되었습니다. 130분이 훌쩍 넘게 참석해주셨던 뜨거운 호응으로 그 어느 때 보다 진지한 면학의 분위기를 이어갔던 김원중 교수님과의 만남, 지금부터 그 소식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조선일보 101 파워클래식 전체 기획과 북 콘서트를 이끌어주시는 문화부 어수웅 기자님께서 사회를 맡아주셨습니다.

 

본 강연이 시작되기에 앞서, 카페에 남겨주신 독자님들의 댓글로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되었습니다. 먼저 ‘자신의 순간순간을 온 마음을 다해 후회 없이 열심히 살아가는 게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 한다는 ‘해와’ 님의 질문으로 이야기를 들어보았는데요, 해와 님과 같은 20대부터 각기각층에 이르는 독자님들의 ‘성공관’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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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김원중 교수님의 본격적인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중국에서조차도 현대말로 정리되지 않은 사기 『표』까지 번역하시며, 장장 16년에 걸쳐 130편의 사기를 완역하신 김원중 교수님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사기 전편을 번역하신 고전의 권위자이십니다. 이날의 강의 주제는 ‘사마천의 『사기 열전』을 통해서 본 인재들의 성공 전략’이었는데요, 사마천을 비롯해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간군상과 ‘자신을 딛고 일어선 자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강의를 진행해주셨습니다.

다시 고요한 면학의 분위기로 돌입한 강연회 현장! 각자 준비해오신 노트에, 연습장에, 팜플렛에… 빼곡한 메모를 하시는 독자님들의 모습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던 시간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먼저, 『사기 열전』 속 인물들의 특징으로 성공의 요건을 정리해주셨습니다. 그중에서도 ‘비주류’였던 사람들이 큰 일을 해냈던 전례를 토대로 비주류의 세계를 즐기라는 이야기를 전해주셨습니다. 사마천은 물론 당태종, 한고조, 진시황 등의 인물들은 각자 불운한 인생의 경험을 느꼈던 비주류라는 것이지요.
널리 알려졌다시피, 사마천은 친구를 변호하다가 한무제에게 버림 받고 궁형이라는 치욕스러운 형벌을 받는 비운의 삶을 살았던 인물입니다. 그러나 그 극단의 삶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어 사기 130편을 완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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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강의의 주제에 맞게, 교수님께서는 ‘자신을 딛고 일어선’ 인물들을 계속 소개해주셨습니다.

  • 밭갈이하던 머슴에서 왕이 된 야심가 ‘진섭’ → 홍곡지지(평범한 사람이 영웅의 큰 뜻을 알리가 없다)
  • 창고에서 곡식을 먹는 쥐가 사람이나 개를 겁내지 않는 모습을 보고 “사람이 잘나고 잘못 난 것은 쥐와 같다. 어떤 상황에 처해 있냐에 달렸을 뿐이다.”라며 관리 생활을 그만두고 ‘순경’을 찾아가 천하를 통치하는 법을 배운 ‘이사’
  • 무위도식 청년시절 동네 건달들의 바지가랑이 밑을 기었으나 천하평정을 이루었던 ‘한신’ → 과하지욕(굴욕을 참는 일, 큰 뜻을 품은 사람은 쓸데없는 일로 승강이 하지 않는다)
  • 중국 전국시대 위나라의 모사 ‘장의’와 전국시대 중엽의 유세가 ‘소진’. 일개 서생 출신으로 지모변설로 공명부귀를 얻어 그 이름을 천하에 떨쳤기 때문에 진나라를 위해 연형책을 썼던 ‘장의’와 더불어 전국시대 제1의 책사로 평가받는 ‘소진’ →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 여든 평생을 망명하며 자신보다 못한 이 앞에 비굴해져야하고 스스로 빛나야 했던 ‘공자’ → 시대를 거부하라

또한 ‘경제에 민감하라’는 말씀도 전해주셨는데요, 사기의 「관안열전」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창고의 물자가 풍부해야 예절을 알며, 먹고 입는 것이 풍족해야 명예와 치욕을 알게 된다. 임금이 법도를 실천하면 아버지, 어머니, 형, 동생, 아내, 자식이 굳게 뭉치고, 나라를 다스리는 네 가지 강령, 즉 예의· 정의· 깨끗함 · 부끄러움이 펼쳐지지 못하면 나라는 멸망한다. 수원에서 물이 흘러가듯이 명령을 내리면 그 명령은 민심에 순응하게 된다.” -사기「관안열전」

또 「화식열전」에는 “부라는 것은 사람의 타고난 본성이라 배우지 않아도 누구나 얻고 싶어 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공자의 이름이 천하에 알려지게 된 것도 공자의 든든한 경제적 후원자였던 ‘자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언변이 좋은 이름난 사업가였던 자공은 각 나라를 돌며 만남을 주선하였는데, 이에 사마천은 무릇 공자의 이름이 천하에 알려진 것은 실상 자공이 공자를 모시고 따라다녔기 때문이라며 「화식열전」에서 그를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전해주신 성공을 위한 점검 사안을 종합해보자면

 *경청하고 소통하라 -방종을 경계하라
*초심을 유지하라 -감정을 공유하라 -철저한 자기관리
또, 치욕을 승화하고 능력을 계발하며 주변과 소통하고 처세를 연마하여 적당히 타협하는 자세를 강조하셨습니다.

 숭산의 벼랑끝을 걸어가는 것처럼, 또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의 모습처럼 말입니다. 교수님께서도 늘 새벽 2~3시면 어김 없이 일어나 공부를 이어간다고 하셨습니다.

『사기 열전』을 통해 본 인재들의 성공 전략

  • 늘 주변을 주시하라 → 당신을 돕는 자는 따로 있다, 생존과 패망 그리고 성공의 열쇠는 사람이다
  • 세상의 이치에 순응하되 허정과 무위로 자신을 위장하라
  • 남몰래 권력(힘)을 가져라 → 권력(힘)이란 성공한 자들의 부가가치다
  • 엄격한 잣대를 나 자신에게 들이대라
  • 모든 통찰력은 시각의 차이에서 나온다 → 성공을 위한 통찰력은 주변과의 끊임 없는 관계설정이다

어수웅 기자님께서도 『사기 열전』은 실존했던 인물들을 통해 ‘사람’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며, 사람을 알려주는 교과서로서도 의미가 있다는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면학의 분위기로 참석해주셨던 모든 독자님들과 좋은 시간 이끌어주신 김원중 교수님, 어수웅 기자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