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말로 André Malraux 뒤로

1901년 파리에서 태어난 말로는 부모의 이혼으로 식료품 가게를 하던 외가로 이사하여 어머니와 함께 유년 시절을 보냈다. 주말이나 방학은 프랑스 북부 항구 도시 됭케르크에서 부유한 선주 집안이었으나 가계가 기운 친가에서 보냈다. 1918년 학업을 포기한 뒤 독학으로 문학, 예술, 동양 문화 등 다방면의 지식을 쌓았다.
세련된 멋쟁이이자 권위를 부정하던 반항가 말로는 1923년 주식 투자 실패로 파산하고 나서 아내 클라라, 죽마고우 루이 슈바송과 캄보디아 앙코르 와트로 떠났다가 도굴 혐의로 식민 당국에 체포되어 실형을 선고받았다. 아내의 구명 운동으로 석방된 후 파리로 돌아온 그는 자신이 경험한 식민 체제의 부당함에 맞서 싸우고자 다시 인도차이나로 떠났고, 1925년 쑨원 사망 이후 중국 혁명의 혼란기에 국민당 소속 위원으로 활동하며 격동기의 중국을 경험했다. 1928년 발표되자마자 약관의 말로를 위대한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정복자들』은 바로 이 시기의 경험을 배경으로 하며 탐험가, 예술가, 소설가, 독재에 맞서 싸운 투쟁가, 제도권 내 정치인으로서 훗날 그의 인생 전체를 관통하게 될 사상의 원형을 엿보게 한다.
격동의 20세기를 마치 소설 속 인물과도 같이 파란만장하게 살았던 그는 1976년 폐울혈로 사망했다. 1996년 11월 23일 서거 20주년을 기념해 유해가 파리 팡테옹으로 이장됨으로써 그는 프랑스 공화국을 빛낸 위대한 영웅들과 함께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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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4년 1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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