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자 뒤로

이화여자대학교 문리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중등교육기관에서 수학 교사로 몇 년간 아이들을 가르쳤다. 내면에서 소용돌이치는 지적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인문학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학교를 떠났다. 철학과 종교학 사이에서 선택을 고민하다 대학 시절 정진홍 선생님의 기독교문학 강의를 통해 종교학에 눈뜨고 매료되었던 경험이 떠올라 서울대 종교학과 대학원을 택했다. 은사 정진홍 선생님을 통해 엘리아데를 만나고, 엘리아데를 통해 신화와 만났다.

「미르체아 엘리아데 연구, 그의 창조적 해석학을 중심으로」라는 석사 논문을 쓴 후 본격적으로 신화를 탐구하기 위해 프랑스로 가 소르본에 위치한 고등실천연구원 종교학 분과에 입학했다. 종교학 분과와 역사ㆍ문헌학 분과를 오가며 여러 분야의 강의를 듣고, 또 때로 콜레주 드 프랑스의 강연들에 참석하면서 진정 학문을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다. 도교 전문가 크리스토퍼 쉬퍼 교수의 지도하에 「대우(大禹) 신화에 관한 의미론적 연구」로 박사 과정 학위를 받았다. 마르셀 모스 강의실과 앙리 위베르 강의실을 들락거리며 그리스 신화와 중국 종교, 그리고 일본 종교에 관한 강좌들에 참여하며 박사 학위 논문을 준비했다. 마르셀 그라네의 저작들을 읽으면서 고대 텍스트들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으며, 위대한 학자는 사후에도 스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저서로 강의 내용들을 정리한 『신화, 신들의 역사 인간의 이미지』(2004)와 『세계의 창조 신화』(공저, 2001), 『세계의 영웅 신화』(공저, 2002)가 있고, 역서로는 에밀 뒤르켐과 마르셀 모스의 『분류의 원시 형태들: 집단 표상 연구에의 기여』(2013)가 있다. 이 외에 「조르주 뒤메질, 인도-유럽 신화와 3기능 이데올로기」, 「캠벨의 신화론」, 「신화 연구 방법의 모색을 위한 성찰 ― 뒤메질의 비교신화학과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적 연구를 중심으로」 등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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